北, 테러국해제 연기 `비난’…기싸움 예고

북한이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조치가 연기된데 대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서 검증체계 구축을 둘러싸고 북.미 간 치열한 기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가 연기된 것과 관련, “미국은..(중략) 우리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로 한 공약을 이행기일이 지난 오늘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것은 비핵화 실현에서 기본인 ‘행동 대 행동’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10.3합의에 따라 자신들은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미국이 이에 상응해 취해야 할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는 미루고 있으니 합의 위반이라는 주장인 것이다.

미국은 북핵 검증체계가 구축된 뒤에야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시킬 수 있다며 테러지원국 해제가 가능한 법적 시한(8월11일)이 지났지만 이를 발효시키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0.3합의에 약속된 정확하고 완전한 핵 신고를 위해서는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은 한.미가 줄곧 주장해 온 것”이라며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11일 이후 테러지원국 해제가 지연되는데 대해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그동안 뉴욕채널이나 베이징채널을 통해 간접적으로도 이 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미국에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당국자들은 북한이 기사를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6자회담 판을 흔들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다소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불만이 있으니 어떻게 하겠다’고 경고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도 검증체계 구축없이는 테러지원국 해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테러지원국 해제를 포기하면서까지 협상을 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외무성 대변인 등 정부차원의 발표가 아닌 언론매체의 기사로 불만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를 문제삼아 회담 자체를 난관으로 몰고가려는 것은 아니며 미국과 벌이는 기싸움의 일환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검증체계 협상에 임하면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실제 국제통화기금(IMF)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 금융기구 가입을 위한 미국의 지원을 요구하는 등 검증체계 구축의 대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