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태양열광판 열풍 힘입어 전기 자전거 유행 시작”

진행 : 지난 주말 함박눈이 내리더니 이번 주는 꽤 추워졌어요. 이에 버스와 지하철에는 출퇴근 하는 사람으로 인산인해인데 반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줄어들었어요.  오늘 시간에는 북한 주민들의 주요한 이동수단인 자전거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 주민들에게 자전거는 생계를 해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입니다. 주민들은 국가 전력이 거의 마비상태에 빠졌던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자체이동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전거에 관심이 많아졌는데요, 전기 사정으로 기차가 멈춰서 있는 일이 다반사였고, 또 써비차를 이용하려고 해도 매번 돈이 들기 때문에 자전거의 중요해진 겁니다.

이렇게 자전거 이용은 도시를 중심으로 활성화됐었고, 점차 전역으로 확산되어 갔습니다. 또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자전거의 수요는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말입니다.

진행 : 이렇게 자전거는 북한 주민들에게 필수 생계품목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인데, 당국은 예전에 자전거를 단속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왜 그랬던 거죠?

기자 : 사망한 김정일 체제의 실세로 활약했던 오극렬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중앙당 6부장으로 재임 중이던 80년대 말 딸 오혜영이 평양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승용차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일을 계기로 북한은 1990년대부터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보안원(한국의 경찰)과 교통보안원, 규찰대 등을 동원하여 자전거 이용자들을 단속, 통제해왔습니다. 자전거 이용에 대한 단속은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고요, 여성들에 한해서만 이뤄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여성들을 교양하려는 목적으로 정신도덕 교양을 강조해오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 당국이 여성들의 바지 착용을 단속, 통제하게 되면서 자전거 단속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바지를 입지 말라고 하면 여성들은 한복이나 스커트 차림의 치마를 입고 다녀야 하는데 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큰 사고라도 당한 사건이 있게 되면 전국에서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을 단속했습니다.

▲최근 촬영된 북한 평안북도의 한 농촌마을. 도로 옆에 도시 노동자들이 타고 온 자전거들이 늘어서 있다. /사진=강미진 데일리NK 기자

진행 : 최근에는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에 대한 단속이 특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상황이 좀 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 암튼 김정일이 당시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 금지를 지시하자 조선중앙TV에서는 주민교양용 선전물을 제작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선전영상에서는 “여성들이 치마를 펄럭거리며 자전거 타는 것을 사회주의 미풍양속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규정했고, 또 “여성들은 갑작스러운 정황에 대처하는 ‘정황처리능력’ 부족해 순간적으로 당황하기 때문에 큰 사고를 유발 시킨다”는 의사들의 ‘전문가 분석’도 이어졌었습니다. 좀 황당한 선전 방식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이런 것들도 다 옛말이 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2년에 도시에서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에 대한 통제를 공식 폐지했는데요,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에 대해 김정은이 직접 지시를 했다고 하는 말들이 항간에서 나돌기도 했다고 하는데 정확한 정보라고 확언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암튼 이런 지시가 하달되자, 이제는 너도나도 자전거를 쉽게 탈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 : 북한 전역에서 자전거에 대한 통제와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전거 이용자들은 증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주머니 사정 때문에 쉽게 구매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 네, 한국에서는 승용차가 대세라면 북한에서는 자전거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활의 여유에 따라 중고를 사거나 질이 안 좋은 것도 구매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중고라고 해도 다 가격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일단 중고품이라도 일본산 자전거가 제일 가격이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기는 꽤 높죠.

또한 최근에는 평양을 중심으로 전기 자전거가 보급됐다고 해요. 주민들의 육체적 노동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있는 셈이죠. 종일 자전거를 타고 종아리가 탱탱 부어오르는 아픔을 덜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저도 마음이 조금은 놓이네요.

진행 : 언젠가 북한 주민들이 농촌동원을 나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 적 있는데,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가더군요. 농촌에서도 자전거 보급률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라고 봐도 될까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자전거는 북한 주민들에게 필수품이 됐습니다. 도시에서 장사를 하거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주로 타고, 농촌에서는 이곳저곳 이동할 때가 많으니 당연히 자전거를 많이 찾게 되는 겁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가정에 1대, 혹은 2대씩 자전거를 보유할 정도로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전거에 50~100kg 정도의 짐을 싣고 다니기 때문에 일종의 ‘생계수단’으로 취급되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필수품이다 보니 자전거 도둑도 많아지고 있다고 하고요,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각 지역의 종합시장들에서는 돈을 받고 자전거를 지켜주는 ‘자전거보관소’도 성업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자전거. 이제는 종류도, 가격도 천차만별일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전거는 품종도 가격도 다양합니다. 현재 평양 은정구역 시장에서는 중국산 중고의 경우 25~30만 원(북한 돈)이며, 일본산 중고는 70~80만 원이라고 합니다. 일본산 새것은 720~960만 원 정도인데, 이 정도면 쌀 2톤을 살 수 있겠네요.

한편 함경북도 청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 자전거 1대의 가격은 54~61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북한 청진시에 위치하고 있는 수성교화소에서 생산되는 갈매기 자전거는 대 당 30만 원, 42만원, 좋은 것은 84만 원 정도입니다. 전기 자전거가 요즘 인기라고 하는데요, 태양열광판 붐이 일면서 북한 주민들의 소비 행태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행 : 네, 한국 주민들은 자전거를 이동하는 것보다는 건강운동에 필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도 운동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800원, 신의주 4900원, 혜산 5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800원, 신의주 1850원, 혜산은 19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과 신의주는 8000원, 혜산 8025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35원, 신의주 1095원, 혜산은 113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800원, 신의주는 13000원, 혜산 138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북한 평양 소식통은 지난주부터 북한 전체 지역에서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급락했다고 전하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최근 중국 대표단이 방문한 뒤 지원을 받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400원, 신의주 15500원, 혜산 158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7900원, 신의주 7500원, 혜산 79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