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태도 일부 진전됐지만 기존 입장 유지”

24일 중국으로부터 북중 간 고위급 협의 결과를 설명 받은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어 일부 진전된 결과가 도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24일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회담을 가진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모두는 최대한 빨리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가 ‘우리 모두’라는 표현에 북한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중국과의 협의에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다시한번 확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우리는 회담 재개의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 중국과 현재 각자의 위치와 재개 노력 등 많은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미중간 회담이 매우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속한 6자회담 프로세스의 재개와 북한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경제에너지 지원 문제, (미북간) 외교관계 정상화 등을 포함한 2·13 합의와 9·19 공동성명 등 공통 합의사항의 이행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으로 언제 회담이 재개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에 대해서도 구체적 설명을 피했다.  


우리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회담 재개가 언제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다”면서도 “북한이 작년에 보였던 여러 가지 입장이나 언행하고 지금 사이에 회담에 대한 약간의 진전된 흐름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우 대표로부터 들은 최근 북중 협의결과 내용에 대해 “특별히 새로운 것을 말씀드릴 만한 것은 아직 없다”며 “북한은 기존의 입장들을 대체로 견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 중국을 포함해 북·한, 한·중, 중·미, 한·미 이렇게 이어지는 양자간의 노력은 6자회담과 비핵화의 과정을 재개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다들 회담 재개를 위한 모색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보즈워스의 방중 협의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6자회담에 건설적으로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확고한 신호를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나 중국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고, 북한도 명분만 있으면 회담 테이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만큼 평화협정 회담 개시와 대북제재 해제와 관련해 북미간 최종 의견 접근만 이뤄진다면 빠른 시간 내 회담 재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를 계기로 2차 미북대화가 열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25일 한국을 방문하는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오후 위성락 본부장과 회담을 갖고 베이징 협의 이후 후속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