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지난 2월 탈북한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 해외반탐국 중국 동부지역 담당 총책이었던 강 모(군사칭호 대좌, 50대 후반) 씨를 잡기 위해 살해조 5명을 재차 파견하고, 각국 해외 반탐요원에게도 추적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4월 중순, 5명의 살해조가 강 대좌가 망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유럽 지역으로 파견됐다”면서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무조건 살해 지시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김(위원장)은 앞서 파견된 10여 명의 추적조가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하자,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면서 “‘올해 가기 전에 꼭 죽여야 한다’는 명령에 각국 해외 반탐국 요원들도 은밀히 강 대좌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 대좌는 지난 2월, 달러를 찍는 활자판과 상당량의 외화를 소지한 채 중국에서 돌연 사라졌다. 또한 북한 당국은 그가 다수의 기밀을 보유한 상황에서 도주했다고 보고, 바로 살해조를 파견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또한 그는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의 아버지 강돈욱의 후손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인물이다. 체제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김정은 체제가 혈족인 ‘백두 혈통’의 일탈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강 대좌의 탈북에 대해 ‘아버지가 혁명가라고 자식까지 혁명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면서 “때문에 현재 충실성 척도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 언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상황은 북한 당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강 씨가 과거 보위성 해외반탐국의 삼두마차로 불리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추적에 호락호락 걸려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미 우리(북한) 요원들의 수법을 간파하고 있는데 쉽게 꼬리가 밟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잡혔다는 소식보다는 오히려 조만간 망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또한 북한 당국은 내부 국가보위성 일꾼들의 동요 차단 및 충성심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 4월 30일 당의 방침으로 국가보위성 일꾼들의 당 강습을 조직할 데 대한 지시가 하달됐다”면서 “오는 11일까지 모든 성원들은 반드시 강습을 받아야 하고, 지방 장기출장중이거나 해외 파견일꾼들은 현지 또는 출장 근무지에서 당 강습에 참가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겉으로는 ‘현 시대와 혁명 발전의 요구에 맞게 보위부 일꾼들의 당성을 단련하고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지만, 실은 혹시 모를 강 대좌 사태에 대한 혼란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보위성 과장급 실무 강습에서 강대좌의 반역행위가 남조선(한국)과 외국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고 지적하면서 내부에선 비밀을 엄수하라는 지시도 하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