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북한 요덕 수용소 출신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14호 수용소 출신인 신동혁 씨의 가족이 북한 당국에 의해 수용소에 강제 구금(拘禁)돼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조선일보가 21일 보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 신문에 “OHCHR의 ‘강제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이 최근 강 씨의 여동생 가족과 신 씨의 아버지가 강제로 구금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북한 당국에 이들에 대한 인도적 처우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5월 ‘통영의 딸’ 신숙자 씨 가족이 북한에 의해 ‘강제구금’됐다고 판정한 것에 연장선으로, 이 같은 일련의 조치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고 WGAD는 분석했다.
강 대표는 북한에 거주하는 자신의 여동생(44)이 2011년 5월경 북한 보위부에 아들과 함께 끌려가 구금돼 있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반(反)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ICNK)’를 통해 WGAD에 제출했다. 또한 14호 개천수용소에서 태어나 23년 동안 구금된 후 탈북한 신 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아버지가 강제 구금되어 있다며 유엔에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
강 대표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 유엔의 판정은 북한 인권에 관심 없는 나라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고, 제멋대로인 북한을 압박해 주민들을 보호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이럴 때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가족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인권의 실태를 알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한국에서 (북한 인권)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협박”이라며 “앞으로 가족을 위해서 유엔과 전 세계에 북한당국의 불법 구금과 수용소에 대한 실태를 알리는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HCHR에는 북한의 강제 구금과 관련, 1969년 발생한 대한항공 납치사건 등 10여 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