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탈북 및 내부 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 핸드폰으로 외부와 통화하는 주민들을 반역죄로 처벌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중국 손전화(핸드폰) 사용자들을 남조선(한국)괴뢰와 결탁된 반공화국 모략책동에 동참한 반역자로 처리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남조선(한국)과 통화하면 ‘처형도 가능하다’는 으름장에 국경지역은 말 그대로 살벌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최근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전문가들이 최신장비를 갖추고 파견 나와 24시간 감청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27국(전파탐지국)과 합동해서 전파방향과 위치를 추적해 중국산 군용트럭과 오토바이로 현장에 신속히 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발생한 함북 회령 탈북 사건 등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원인을 핸드폰을 이용한 정보통신망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김정은이 국경지역 주민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외부와의 전화 통화가 이탈 행동을 부추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 김정은은 지난 2014년 1월 중국 핸드폰 사용을 철저히 차단할 것에 대한 지시를 내렸다. 과거 잘못은 자수하면 용서해주고, 방침 이후 적발되면 즉시 노동단련대로 보낼 것이라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과거 행적을 실토하는 주민들은 나오지 않았고 이에 당국은 주민들이 단속 기관에 뇌물을 주고 처벌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 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당 대회 전후로 손전화 사용에 대한 감청 및 단속 수위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특히 방해 전파로 외부와 통화가 연결돼도 상대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도중에 끊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단속 강화에 따라 뇌물 비용도 껑충 뛰어 웬만하면 외부와 오래 통화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전화하다 걸리면 중국 돈 5천~1만 위안(元·북한 돈 63만~126만 원) 정도 주면 해결됐지만, 이제는 3, 4만 위안(북한 돈 378만~504만 원) 줘도 빠져나오기 힘들다”면서 “여긴 정말 총포성 없는 21세기 악마의 전쟁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은 대놓고 항변도 하지 못하고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있다”면서도 “밀수 등을 통해 돈을 벌어왔던 주민들은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데’라면서 생계가 어려워 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김정은은 집권 이후 주민 탈북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해 왔다. 탈북 정황이 적발되면 ‘현장처형’ ‘3대멸족’ 등 엄벌을 취하라는 지시를 내렸을 뿐만 아니라 한밤에 들이닥쳐 탈북민 가족을 격리조치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