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오전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수 분간 비행하다가 공중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함남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이후 13일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0분께 평남 북창 일대에서 북동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북창에서 방위각 49도의 북동쪽 방향으로 날아갔으며, 최대고도 71km까지 올라가 수 분간 비행한 뒤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합참은 현재 미사일 기종 정밀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중장거리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KN-15) 계열 혹은 스커드-ER 등 북한이 최근 새로 개량해 시험발사 단계에 있는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북한은 이동식발사대에 탑재하는 고체연료 사용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술적 결함을 극복하는 데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일과 16일에도 함남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씩 발사했으나, 각각 60여㎞를 비정상적으로 비행한 후 동해상에 추락하거나 발사 후 4~5초 만에 폭발한 바 있다.
이날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제재와 압박을 병행하는 대북기조를 발표한 데 이어, 미국 뉴욕에서 북핵 문제를 주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가 열리고 있는 것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핵전쟁 도발로 얻을 것은 종국적 멸망뿐’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위력한 핵탄두들을 탑재한 우리 전략 로켓(미사일)들의 최종목표는 미 본토”라면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우리의 핵 선제 타격수단들 앞에 완전히 노출되어있다”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합참은 “북한의 끊임없는 탄도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우리 국민과 한미동맹은 물론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합참은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히 경고하며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계속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분명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날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오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4월 들어서만 3번째 탄도미사일 도발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관련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엄중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안보리가 사상 처음으로 북한 비핵화라는 단일 주제로 장관급회의를 개최해 북한의 반복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안보리 권능에 대한 노골적 도전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발신한 지 불과 수 시간 만에 이뤄졌다”면서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북한 정권의 호전성과 무모함을 또다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정권이 이처럼 전 세계를 상대로 불장난을 지속하면서 비핵화를 거부하는 한 유엔 안보리 등 다양한 차원의 강력한 징벌적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확장억제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를 가속화하는 등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한 치의 흔들림없이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나, 이날은 발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중국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 트위터에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쏜 것은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중국과 매우 존경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바람을 무시한 것”이라면서 “나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