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탁구영웅 리분희, 외제 화장품 팔아 생활비 마련”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으로 만난 한국 현정화(右), 북한 리분희(左) 선수 모습. 이들은 당시 여자단체전을 우승으로 이끌며, 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93년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재회했지만, 이 대회를 끝으로 23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 /사진=연합

북한 탁구영웅 리분희(48) 조선장애자체육협회(북한장애인체육회) 서기장이 최근 중국에 주재하면서 외제 화장품 무역을 통해 체육협회 운영 및 생활비용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한국 현정화 선수와 함께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 우승 경력이 있는 리분희가 외화벌이 일꾼으로 변모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탁구 선수로 유명한 리분희가 외국 화장품 무역을 통해 외화벌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의) 높은 관심을 반영, 체육위원회 와크(무역허가증) 비중이 높아졌고 리분희도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리분희는 작년 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으로 임명됐지만 중국 심양(瀋陽)에 상주하는 시간보다 평양을 오가며 무역하는 시간이 더 많다”면서 “화장품과 기계 설비를 평양 회사에 넘기면서 국제 체육교류와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민 체육인이 되거나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게 되면 다른 체육인들보다 국내외 무역판로에서 유리한 권한을 받을 수 있다”면서 “세계 마라손(마라톤) 경기에서 1등하고 ‘장군님(김정일) 그리며 달렸다’는 말 한마디에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정성옥 선수도 간부(육상경기협회 서기장) 자격으로 외화벌이를 진행한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의하면, 김정은 시대 체육강국이 강조되면서 체육인들에 대한 대우는 보다 좋아졌다. 금메달을 쟁취한 횟수와 공적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훈장과 아파트 및 자동차를 수여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당국은 체육선수에게 외국에서 직수입한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경기선수 선발 과정에서 아직까지 실력보다 성분을 우선시하고 있다. 또한 1등이 아니면 우대하지 않는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가 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금메달을 획득하는 경우에도 연금형식으로 월(月)에 보조금 3500원을 줄 뿐이다. 시장에서 쌀 1kg(5000원)도 살 수 없는 돈이다. 

소식통은 “체육인들은 훈련과정엔 먹는 부분을 대체로 보장받지만, 시합에 나갈 수 없게 되면 보상도 제대로 못 받는 존재로 전락한다”며 “영웅 증서나 국가 훈장이 많아도 보조금으로는 생활유지가 안 된다. 때문에 무역이나 장사하는 체육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다. 땀 흘려 훈련해 금메달을 딴 체육인들보다 외화벌이하는 무역일꾼들이 더 인정받는 상황”이라면서 “영웅 훈장도 돈으로 살 수 있는 마당에 탁구 영웅이 무슨 소용인가. 리분희 뿐만 아니라 영화배우들도 비밀리에 무역에 동참하고 있다”고 현재 실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