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카메라·레이저 센서 활용 자율주행로봇 기술연구 진행”

김일성종합대학 학보에 실린 자율주행에 관한 논문. /사진=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캡처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와 로봇에 대한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북한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제66권 제2호에는 ‘자률(자율)이동 로보트(로봇)의 항행(주행)을 위한 국부지도(Local Map) 구축’이라는 내용의 논문이 실린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자율주행은 차량이나 로봇이 각종 센서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계산함과 동시에 주변 상황을 인지·판단해 스스로 동작하는 걸 말한다. 자율 주행을 위해서는 감지(Sensing), 매핑(Mapping), 주행 전략(Driving Policy)이 필수요소다.

이번 논문은 북한이 가지고 있던 기존 감지와 매핑 기술을 융합해 자율주행체의 시각인지(Perception) 기술을 개선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시각인지는 자율주행체의 행동 제어(Action)를 위해서 선행돼야 하는 기술이다.

논문은 “선행한 방법(카메라 또는 레이저만을 이용한 지도 구축)은 3차원적인 정보를 획득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하여 로보트의 자률항행에서 반드시 요구되는 국부지도를 형성하기 어렵다”면서 “론문(논문)에서는 국부지도를 화상 정보와 거리정보를 융합 시켜 구축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모의실험을 통하여 효과성을 확증(입증)했다”고 밝혔다.

카메라나 레이저 센서만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는 장애물 파악이 어렵다는 것으로, 이에 두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융합해 보정한 후 이를 자율 주행에 필요한 지도정보로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논문은 “촬영기(카메라)로부터 획득된 2차원 화상 정보와 레이자범위수감기(레이저 거리 센서)에서 측정된 2차원 거리정보를 리용(이용)하여 교정을 진행한 다음 주위 환경에 대한 국부지도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자률이동 로보트의 항행 체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북한에서 자율주행 차량이나 로봇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자율주행에 관한 연구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기술격차가 꽤 있다. 북한이 논문에서 말한 카메라와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통한 자율주행 관련 연구는 이미 다른 나라에서 상당히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현재 세계의 각 국가와 기업들은 더욱 정밀하고 다양한 센서들을 활용한 자율주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운반차
북한 선전매체 아리랑메아리가 지난 2월 자율주행연료운반차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사진=아리랑메아리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이번 자율주행 관련 논문은 기존에 개발한 무인연료 운반차량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로 보인다.

앞서, 북한 선전매체 아리랑메아리는 지난 2월 무인원료운반차를 완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매체가 밝힌 차량의 정보를 종합했을 때 무인원료운반차는 스스로 도로나 사물을 인식해 경로를 설정하는 자율주행이 아닌 기둥이나 장애물 등에 있는 센서를 감지해 이동하는 차량이었다. 이 때문에 무인원료운반차량은 공장이나 창고 등 특정한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공간의 제약을 넘어 스스로 인지하고 이동할 수 있는 자율 주행 관련 기술을 획득할 수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용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인연료 운반차량의 경우 북한이 개발을 공개한 지 3년 후에 완성된 바 있다.

한편, 북한의 자율주행연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속해 강조해온 과학기술, 국산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모든 부문에서 과학기술과 생산이 일체화되고 생산공정의 자동화, 지능화, 무인화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된 어미 공장, 표준공장을 꾸리고 일반화하여 경제 전반을 세계 선진수준에 올려세워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