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카다피 궁지 몰리자 軍 사상교육 늘려

북한은 최근 하전사(병사)들의 주(週)당 정치학습시간을 12시간에서 19시간으로 늘리는 등 군(軍) 내부 사상 결속에 주력하고 있다고 4일 평양 소식통이 전해왔다.


정치학습 시간 확대는 지난 9월 초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지시에 따른 것으로, 리비아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시민군에게 수도 트리폴리를 넘겨주고 도피생활을 시작했던 8월 중순 이후와 때를 같이한다. 북한 군부 내에서 카다피 축출 사건을 계기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소식통은 “9월 초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에서 각급 군부대에 새로운 정치학습 시간표를 내려보냈다”면서 “매주 2회 군관(장교)용 정치강습 자료를 추가로 하달하고 하전사들의 경우에는 주당 정치학습 시간이 기존 12시간에서 19시간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월~토요일 사이 매일 2시간씩 진행되던 ‘정치학습’이 3시간으로 늘고 매일 아침 30분씩 김일성 김정일 노작이나 당정책 해설 등을 읽는 ‘독보시간’도 기존에 30분에서 40분으로 늘어났다.


하전사들의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지휘관급 군관들은 기존에 월 3, 4회였던 정치강습(아랫일꾼을 지도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매주 두 차례로 늘었다. 이 자리에서 총정치국에서 내려보낸 학습자료를 숙지해야 한다.


총정치국은 북한 육해공군 및 항공육전대, 경보병부대, 교도지도국 등 북한내 모든 군부대에서 ‘김일성-김정일 위대성’을 교양하는 등 군(軍)에 대한 노동당의 지도를 수행하는 기구다.


중대(中隊) 이상 단위부터 상주하는 ‘정치지도원’이 총정치국 지침에 따른 정치교양 및 사상점검을 수행한다. 정치지도원은 군관들의 ‘당성’까지 평가하는 자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급 지휘관들보다도 권력이 높은 ‘실세’로 통하기도 한다.


소식통은 특히 “총정치국에서는 육해공군 전체 부대에 이같은 지시를 하달하며 ‘항공육전대, 경보병부대, 교도지도국 등이 전체 무력의 모범이 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전사들에 대한 정치학습 시간에는 노동신문 사설을 해설하거나 문답식 학습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10월 말에는 ‘우리는 위대한 김일성동지의 후손이다’라는 노동신문 사설을 학습하기 시작했고, ‘우리식의 우월한 생활양식을 더욱 빛내여 나가자'(노동신문 기사)라는 글로 문답식(토론식) 학습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단 정치부 조직부장이 하전사들의 문답식 학습에 직접 참가해 인원관리도 하고 학습 진행과정을 총화하고 있다”면서 “모범적인 참여자들에게는 표창으로 1일 휴가까지 주면서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군관들에게는 ‘총대는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글짓기 경연이 진행되는 것으로 소식통은 전했다. 경연에서는 ‘모든 전사들은 그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장군님의 전사로서 의무를 다 하겠다는 결심을 꺽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강조되고 있다고 한다.


군내 정치사상 교육 대폭 강화는 북한이 리비아 사태 여파를 대비해 우선 군대부터 사상적으로 결속시키고 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카다피 정권의 몰락 원인을 ‘외세’보다는 ‘반군’에서 찾으면서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장기업소나 협동농장들의 정치학습에는 아직까지 큰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적으로 아직까지 카다피 사망 등 리비아 소식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하전사들은 12월부터 시작되는 동계훈련에 대비해 정치학습을 강화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해마다 12월 1일 부터 다음해 6월까지 ‘새학년도 전투정치 훈련’이라는 동계훈련을 진행한다. 이 기간에는 정치학습, 행군, 사격, 대열훈련, 격술, 전술 등 각종 군사훈련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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