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춘궁기 아사자 방지위한 지원 필요”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에 대해 정부와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진단이 상이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의 이영훈 박사는 북한 식량난에 관한 기고문에서 “아무리 소수라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상황이라면 긴급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단체에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했다.

이 박사는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월간 ’정세와 정책’ 최근호(6월호)에 기고한 ’북한 식량난 실태와 해결 방안’에서 “식량문제는 공급 부족뿐아니라 취약한 유통구조에서 기인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주요 도시에서 거래되는 식량가격에 주목해 북한의 식량난을 진단했다.

그는 북한의 곡물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배가까이 급등한 이래 최근까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쌀은 2007년 3월 1㎏당 약 750원에서 9월초에는 약1천500원으로 2배정도 인상됐고 지난달엔 3천350원선(중간값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거의 4배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10월말 추수기까지는 중국이나 세계식량계획(WFP) 등으로부터 30여만t 정도가 도입되며 미국으로부터도 20만t 정도가 올해 도입될 예정”인데 “이 정도면 ‘고난의 행군’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으나 대량 아사자의 발생 가능성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긴급 상황에 대한 평가는 정보의 차이에 따라, 심지어는 정보가 동일하더라도 평가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고 “북한의 곡물 가격이 요즘처럼 오른 예가 없으며 아무리 소수라도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상황이라면 긴급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한) 정부가 식량을 지원한다면 5~7월에 발생할 수 있는 아사사태를 상당부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민간단체들에 대해서도 “인도적 지원은 정부보다 시민단체들에 의해 순수 인도적 목적하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북한 소식지를 통해 지난달 초 “매일 1∼2명씩 죽어가고 있다”고 처음으로 ’아사 소식’을 전한 뒤, 지난달 20일에는 곡창지대인 “황해남도 20개 시.군가운데 한두 곳을 제외하고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 같은달 27일에는 “황해북도에서도 아사자가 속출하고 각종 전염성 질환이 퍼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 식량사태의 긴박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2일에는 황해남.북도 뿐 아니라 함경남도 함흥시 인근 농총지역과 강원도 평강군 등에서도 아사자가 발생했고 함경남도 함주군의 한 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은 농장원들이 일하러 나오지 못하자 긴급히 쌀 5t을 구해와 배급했지만 검찰소와 군(郡) 당에 제기돼 해임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식지는 함경북도 은덕군의 군수공장 노동자들이 굶주림으로 결근을 하는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7∼8월이 되면 미공급 시절이던 고난의 행군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평양시 한 간부의 언급을 인용해 싣기도 했다.

그러나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긴급지원을 해야 할 상황은 현재로선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현재 북한 식량실태에 관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중에 있으며 앞으로도 주의깊게 살펴보겠다”고 말하는 등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식량난인 것은 사실이나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 긴급지원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지난달 30일 북한의 농업성 관계자가 “식량 사정이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생활이 풍족하지는 못해도 인민들은 보다 좋은 미래를 안아오기 위해 분발하고 있다”며 부인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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