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체육 대중화 지시에 따라 최근 평양을 비롯해 지방에 축구 경기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경기 관람을 유도하기 위한 상품추첨이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관계 당국이 TV 등 고가의 상품이 당첨돼도 저가의 상품을 지급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체육을 대중화’할 데 대한 (김정은)방침이 하달되면서 체육관련 행사들이 자주 진행되고 있다”면서 “평양을 비롯한 지방 각 경기장 소속의 추첨소는 축구경기 며칠 전부터 각종 전자제품을 주는 체육추첨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실제로 고가의 제품을 당첨자에게 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경기장 소속 추첨소는 여성 직원들을 동원해 경기장 주변은 물론 길거리 주민들을 상대로 추첨표를 사도록 유도한다”면서 “추첨표 한 장에 보통 3,000에서 비싼 것은 1만원까지 하는데, 당첨되기만 하면 구입한 표 가격의 10배 넘는 가격의 상품을 준다고 선전한다”고 설명했다. 만원짜리 추첨표를 사면 10만원 가격의 상품을 준다는 것.
그러면서 소식통은 “체육경기장 ‘추첨소’ 소장은 매일 여직원을 동원해 표를 구입한 사람들과 약속한 고가의 전기(가전)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값싼 중국 상품만 구입한다”면서 “당첨 주민에게는 잘 팔리지도 않는 싸구려 상품을 비싼 것으로 속여 당첨자에게 주고 남은 이익을 직원들끼지 나눠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품에는 텔레비전을 비롯한 자전거와 녹음기, 선풍기 등 각종 전자제품들과 양복천, 내의류, 그리고 볼펜과 학습장 등 일용잡화들이 있다”면서 “주민들은 운 좋게 혹시 텔레비전, 자전거와 같은 인기상품이 당첨되지 않을까라는 기대해 한꺼번에 여러 장의 표를 사지만 실제로 당첨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체육경기가 끝나면 경기장 한가운데 주민들을 모아놓고 추첨행사를 여는데, 채 바퀴를 돌리고 그 속에서 뽑은 4자리 번호를 공개해 당첨자에게는 상품권을 준다”면서 “당첨자는 가격이 적인 상품권을 가지고 추첨소에 가서 해당 상품을 받지만 실제로 가격이 싼 상품을 받거나 아예 다른 상품을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각급 선수단들의 축구경기가 활발해지는 2월부터 10월까지 ‘추첨소’ 소장을 비롯한 도당, 도(道) 인민위원회 체육담당 간부들은 고기가 물을 만난 듯 활개를 치며 이 같은 방법으로 돈을 착복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반응 관련 소식통은 “대다수 주민들은 ‘겉으로는 체육추첨행사라고 하지만 실제는 해당간부들의 도박놀음’이라고 비난한다”면서 “또 다른 주민들은 ‘간부들은 전혀 투자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도 손쉽게 돈을 번다’며 비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