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태복 의장 “한반도, 전쟁 접경 치달아”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20일(현지시간) “평화와 민족통일을 바라는 대다수 민족의 열망과 달리 한반도 상황은 전쟁의 접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장은 이날 낮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세계국회의장회의 연설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올해 3월 남한의 군함인 천안함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에 침몰했을 때 남한 정부는 억지로 이 사건을 북한과 연계시키려 시도했다”며 “그 결과 한반도에는 전쟁의 불구름이 드리워졌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이익을 얻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국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4월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북한을 핵무기 불사용 대상국가에서 제외한 것을 거론하며 “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 위협정책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남한 보수세력이 히틀러에 의해 저질러진 `의사당 방화사건(Reichstagbrand))’을 연상시키는 적대적 모략사건을 연출해 우리의 생존권과 자주권을 위협하는 것을 추호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의사당 방화사건’은 1933년 바이마르공화국 총선 직전 의사당에 불이 나자 당시 연립내각 총리였던 아돌프 히틀러 세력이 사건 직후부터 공산당을 범인으로 지목해 공안 분위기를 조성, 총선에서 승리하고 이어 비상사태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나치가 전권을 쥐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북한은 지난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군사논평원 글을 통해 천안함 사건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 `의사당 방화사건’ 등 역사적 사례들을 들며 “천안함 침몰 북 관련설은 날조”라고 주장한바 있다.

최 의장은 이날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은 부시 행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고 평화협정 체결 제안을 받아들이고 남북관계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연설이 끝난 뒤 실무자의 안내를 받아 지체 없이 회의장을 빠져나갔으며, 연설을 경청한 박희태 국회의장이 주차장까지 따라나가 대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외면했다.


적극적인 접촉 시도에도 불구하고, 최 의장이 짙은 선팅으로 처리된 승용차의 창문을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떠나자 박 의장은 “최 의장, 다음에 만납시다”라는 말을 던진 뒤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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