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초 地下 기자 잡지 ‘림진강’ 창간

▲ 20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최진이(왼쪽) 편집장과 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임진강 창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NK

북한 지하 저널리스트들이 직접 내부 소식을 전하는 잡지가 20일 최초로 창간됐다.

이날 창간된 잡지 ‘림진강’은 북한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직접 사건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면, 외부에서 원고를 받아 잡지로 제작한다. 이 잡지의 창간 기자회견이 2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림진강’ 제작에 참여해온 북한판 저널리스트들은 지난 5년 가까이 일본의 아시아프레스와 손을 잡고 내부 동영상 촬영과 현지 주민 인터뷰, 주민생활 총화 녹음 등을 진행해왔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 유통되는 상당수 동영상들은 이들이 직접 촬영한 것이다.

잡지 발행 관계자들은 ‘림진강’을 북한 내부에도 유통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AP, 로이터 등 세계 유수의 통신사와 후지TV 등 국내외 30여개 언론사들이 참석해 높은 취재 열기를 보였다.

잡지 발행을 맡고 있는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은 세계 최고의 정보 폐쇄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 장벽을 넘어 외부인이 들어가 취재 활동을 벌이는 것은 극히 어렵기 때문에 북한에 사는 사람들 자신이 북한의 현실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활동이 필수적인 요구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언론들이 87년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민주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 취재팀이 추구하는 테마는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으며,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라며 “북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증거를 통해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역시 북한 사람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잡지는 북한 내부 기자들이 국경 연락책을 통해 대외로 기사를 송고하면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로 전송된다. 이 원고는 조선작가동맹 출신 탈북자 최진이(편집장) 씨의 손질을 거쳐 발간된다.

현재 ‘림진강’에 소속된 북한 저널리스트는 10명이다. 잡지에 소개된 북한 저널리스트 명단(가명)은 계명빈(중앙 기업소 책임간부), 공영길(30대 교원), 류경원(외화벌이 회사 노동자), 이준(북한 최초로 필명을 외부에 공개한 저널리스트), 백향(평안도 거주 40대 여성), 신도석(함경남도 거주 30대 저널리스트) 등이다.

이시마루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조·중 국경지대에서 600여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을 취재해왔다”며 “그 중 북한 내부의 소식을 우리처럼 언론을 통해 외부 사회에 전달하고 싶다는 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몇 명 나타나 2002년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저널리즘 교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저널리즘’에 대한 설명과 기사의 서식, 비디오카메라의 사용방법을 가르쳐줬다”며 “이들이 북한에 돌아가 취재를 시작했고, 2004년부터 그 성과의 일부가 일본과 한국, 유럽과 미국의 언론을 통해 발표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 ‘림진강’ 기자들이 촬영한 평양의 시장. 주민들이 빈병을 되팔기 위해 수거하고 있다. <사진=영상 캡쳐>

그는 “그러다가 북한 기자들로부터 자신들의 취재 내용을 더욱 구체적으로 발표하는 매체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게 되었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 격월간 형식의 잡지를 발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20일 한국어판이 발행된 ‘림진강’은 올해 안에 영문판과 일본어판도 창간할 계획이다.

창간호에는 지난해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주민들의 민심과 중앙 기업소 간부의 북한 경제 상황에 관한 인터뷰, 북한 내부 영상에 대한 해설, 북한 현지 사건·사고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림진강’의 이준 기자가 수해 직후인 지난 8월 촬영한 평양의 모습이 10분간 방영됐다. 이 영상에는 평양 락랑구역, 선교구역, 력포구역의 모습과 평양 주민들이 시장에서 거래하는 장면 등이 담겨있다.

이시마루 대표는 “영상을 통해 우리들이 지금까지 보아온 평양과는 전혀 다른 일반 주민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었다”며 “주민들이 시장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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