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정예 해커 교육기관 ‘모란봉대학’ 주목

2000년대 이후 북한의 대외 사이버전(戰) 기술 개발은 노동당 작전부가 직할하는 일명 ‘모란봉 대학’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한국, 미국에서 해킹(사이버 테러) 문제로 시끄럽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만약 우리(북한)가 이번 일을 주도한 것이 확실하다면 그 지휘는 모란봉 대학 출신들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당은 9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 IT 분야가 세계적인 추세로 확산되는 것을 주목하면서 노동당 작전부 산하에 전산 정보처리․암호해독․ 해킹 등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모란봉 대학을 1997년 설립했다. 신입생 선발 및 교과과정, 실습훈련 결과 등은 노동당 작전부장(현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겸직)에게만 보고된다.

모란봉 대학의 설립은 96년 강릉 무장공비 잠수함 침투 사건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강릉 잠수함 사건 직후 노동당 내에서는 작전부 산하 대남연락소에서 남파하는 북한 공작원과 남한내 고정간첩들의 접촉을 통한 정보획득 방식에 대한 회의론이 강력히 제기됐고, 김정일 역시 이러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모란봉 대학 설립을 전격 승인했다는 것이다.

모란봉 대학은 북한 최고 영재교육기관으로 알려진 평양제1중학교를 비롯, 평양시와 각 도 ‘제1중학교’ 졸업생 중에서 신입생을 뽑는다.

학제는 5년제이며 해마다 30명의 신입생을 선발, 입학 시기부터 인민군 ‘중위’ 계급을 부여하고 전원 합숙생활을 한다. 2학년 과정까지는 무술, 사격 등 특수훈련이 병행되며 3학년부터 프로그램 언어 습득, 통신감청, 암호해독, 해킹을 통한 정보획득 등의 훈련을 받는다.

해마다 건강, 신변문제 등으로 1~2명의 퇴교자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졸업생들은 전원 노동당 작전부 본부나 각 지역 대남연락소에 배치돼 한․미․일․중 등 주변 국가 정보기관과 군대를 대상으로 정보수집 및 프로그램 파괴 등 ‘작전’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1기 졸업생이 배출됐으며 현재까지 약 200여 명 이상의 졸업생들이 노동당 작전부 및 모란봉 대학 교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는 외화벌이와 국제기술 훈련 차원에서 조선컴퓨터센터(KCC)에 적을 두고 중국에 파견되기도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모란봉 대학은 기존까지 북한 해커의 총본산으로 알려져온 자동화대학(구 미림대학) 보다 장비와 기술, 교과체계가 앞서고 있으며, 노동당 작전부 내에서조차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인원과 장소가 극비리에 부쳐져 있다고 한다. 모란봉 대학은 노동당 3호청사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통신 감청 분야는 장비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해킹 분야는 세계 수준에 뒤질 이유가 없다”며 “우리도 ‘C’ ‘자바(JAVA)’ ‘파스칼’ ‘포트란’ 같은 프로그램 언어를 갖고 놀 정도의 실력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