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영림 방중 왜?…”경협·식량지원 마무리 행보”

최영림 북한 내각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동북지방을 방문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8월 김정일의 방중 행보와 유사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최 총리는 지난 1∼2일 하얼빈(哈爾濱)에서 지빙쉬안(吉炳軒) 헤이룽장(黑龍江)성 공산당 위원회 서기와 회담하고 전기기업과 제약기업, 농업연구소 등을 시찰했다.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후 그가 동북 3성을 둘러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번 최 총리의 행보는 김정일의 8월 방중 때와 유사하다. 당시 김정일은 지린-창춘-하얼빈-투먼을 찾았고, 이 과정에서 경제현장 시찰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북·중 경제협력이 협의됐을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때문에 김정일의 행보를 답습하고 있는 최 총리가 중국과의 경협을 구체화하기 위해 직접 실사에 나섰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8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경협의 대략적 틀이 논의·합의됐을 것으로 진단하면서 실무적인 논의를 위한 방중으로 해석하는 것. 


앞서 중국은 작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을 통해 지린(吉林)성의 창춘(長春)에서 지린, 두만강 유역을 2020년까지 경제벨트로 이어 낙후지역인 동북3성의 중흥을 꾀하자는 이른바 ‘창·지·투(長吉圖) 개발 계획’을 설명했다.


당시 원 총리는 ‘동해 출항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전했고, 김정일 역시 이를 수긍해 경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 총리와 원 총리의 회동이 성사된다면 사실상 최종 경협 합의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창·지·투 계획이 성사되려면 최종적으로 북한이 중국에 동해출항권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북한으로서도 북·중경협 구체화로 성과물이 나와야 하며 이번 최 총리의 방중 행보는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중국 다롄(大連)의 창리(創立)그룹에 라진항 1호 부두에 대해 10년 사용권을 준 바 있으나 중국 측은 그동안 북한 측에 이미 확보한 1호 부두의 사용기간 연장과 그 외의 다른 부두 사용권을 요청해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 총리와 원 총리의 회동 가능성이 있다”며 “8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큰 틀에서 합의한 것을 총리수준에서 구체화할 필요에 따라 실무적으로 보충·합의하기 위한 방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라진·선봉지역을 포함한 경제협력과 압록강 대교 건설 문제 등에 타결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최 총리의 이번 방중 행보는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목표라는 북한 내부 정치일정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린 나이’ ‘권력승계 과정의 간소화’로 정치·경제·군사적 기반이 약한 김정은의 후계 완성을 위해선 내부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그의 업적이 필요한데 이것이 북·중 경협에 속도를 내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형식적이지만 북한 내 권력 서열 3위(1위 김정일, 2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 그가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 회의에서 내각총리로 승진한 것도 경제적으로 ‘후계자 김정은’을 보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때문에 김정은의 최측근인 그의 방중은 결국 ‘김정은 업적 쌓기’의 최종 마무리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후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내부 민심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자, 시급한 식량문제를 해결해 이반된 민심을 돌려세우기 위한 행보라는 주장이다.


정 연구위원은 “후계자 김정은에 민심이 돌아설 수 있도록 식량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고, 김도태 충북대 교수도 “경색된 남북관계와 국제적 고립에 따른 경제난과 식량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문으로 읽혀진다”고 말했다.


단순한 교류차원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 북·중 양국은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와 지난달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그리고 지난달 25일 ‘항미원조전쟁 60주년’을 계기로 정치·경제·문화 등의 분야에서 교류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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