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존엄’ 아닌 인민 위한 대화 고민해야”

6·15 공동선언 발표 15돌 기념 공동행사를 묵살시킨 김정은 정권이 무슨 할 말은 있다고 어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진정 우리와 마주앉기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풀어나가려는 관점과 북남당국이 합의한 공동선언을 인정하고 이행하려는 입장을 가져야 한다.” 또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추종하지 말고 동족대결정책을 버려야 하며 정세를 긴장시키는 북침 전쟁연습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 “그렇게 할 때에만 우리와 마주앉을 체면이 설 것이다.” 뭐 늘 쌍 하던 그 말입니다.

하나마나한 이런 담화를 왜 발표하는지 모르겠지만 남한에 대고 도리어 대화상대로 나설 수 있는 초보적인 자격부터 갖추라니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게다가 조국해방 70돌이 되는 올해에 우리 민족끼리 손잡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이룩하기 위한 획기적인 제안과 중대조치들을 천명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다”고 우겨대니 뻔뻔하기는 세상 누구도 따르지 못할 듯합니다.

남북 간 대화에 대해 말한다면 사실 입에 올릴 한 조각의 체면이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바로 김정은과 그에 붙어 아첨으로 살아가는 몇 안 되는 사환꾼들입니다. 인민들이야 죽든 말든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모든 정책을 결정하는 김정은 일가 때문에 나라가 해방된 지 70년이 되었지만 고 모양 고 꼴로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일제 식민지 시절보다 더 혹독한 통치와 감시 속에 숨죽인 채로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남한 당국이 대화를 하자는 것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풀고 통일로 가는 밑거름을 다지자는 겁니다. 더더구나 남북 간 경제협력을 통해 폐허가 되다시피 한 북한 경제를 되살려 최소한 인민들이 굶어죽지는 않도록 하자는, 그래서 대화를 하면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남한 당국의 의지가 실려 있습니다. 물론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 햇빛정책 속에 무조건 퍼주는 식의 지원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이걸 어떻게 입만 열었다 하면 외세와 작당하여 ‘제재와 압박’을 통해 누구를 대화에로 ‘유도’해보겠다고 떠들어댄다고 하는 것인지 무조건 색안경부터 끼고 제 좋을 대로 해석한단 말입니까. 지금 대화에 나서면 체면이라도 손상되는지, 그래서 말끝마다 최고 존엄 타령만 하는지 참 답답합니다. 이제라도 남한당국과 진지하게 마주앉아 대화를 해야 합니다. 시꺼먼 속통을 운운하면서 뭘 인정해라, 이행해라 할 게 아니라 인민을 위한 대화가 진정 무엇인지 이제라도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