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인민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내각 총리에 박봉주 전 당 경공업부장을 임명했다. 박 신임 총리는 2007년 자신을 해임한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6년 만에 다시 총리에 복귀했다.
김정은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회의에서는 또 김정각 전 인민무력부장과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국방위원회 위원에서 해임되고 김격식 인민무력부장과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국방위 위원으로 보선됐다. 최영림 총리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 부위원장으로 물러났다.
박봉주는 전날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오르고도 새로운 당직을 맡지 않아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 내각 총리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박봉주는 2002년 7.1경제조치를 주도하면서 북한 경제개혁에 앞장서다가 2000년대 중후반 들어 개혁기조가 후퇴하면서 총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북한 관료 가운데 개혁성향으로 분류되는 박봉주의 총리 임명은 향후 북한이 지난해 중단된 6.28경제개선조치를 재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한 김정은이 경제회생을 위해 내각의 권한을 강화하고 개혁 성향의 박봉주를 임명했지만, 핵보유를 고수하고 폐쇄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한 경제 회생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봉주는 지방 공장 책임자에서 출발해 총리에 두 번 임명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젊은 시절 용천식료공장 지배인에서 시작해 1983∼1993년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책임비서로 근무했다. 이 과정에서 경제관리 능력을 인정 받아 노동당 부부장에 발탁됐다.
2002년 상설시장 인정과 물가 현실화, 공장 및 기업소 독립채산제 강화, 개인 인센티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7·1 경제개선조치’를 이끌고 다음해 9월 총리에 올랐다. 7.1조치에 힘 입어 인민경제에 활력이 돌았으나 자본주의 황색바람 확산이라는 비판이 돌면서 2007년 4월 총리에서 해임돼 평안남도 순천비날론 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됐다.
그는 2010년 8월 당 경공업 제 1부부장으로 복권돼 화폐개혁 후유증을 수습하면서 2012년 4월 당 경공업부장을 맡았다. 박봉주는 2011년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 때 수행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2년 화학공업상 시절 장성택과 함께 북한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북한은 이날 법령 개정에도 나서 ‘사회주의헌법의 일부 내용을 수정보충함에 대하여’ ‘금수산태양궁전법을 채택함에 대하여’ ‘최고인민회의 법령 ‘자위적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데 대하여’를 채택함에 대하여’ ‘우주개발법을 채택함에 대하여’ ‘최고인민회의 결정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을 내옴에 대하여” 등의 의안이 대의원 전원 찬성으로 채택됐다.
북한은 헌법 개정의 구체적 조항이나 법령들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관례대로 지난해 국가 예산 집행과 올해 예산도 승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 결과에 대해 “토론자들은 김정은 동지의 역사적인 신년사와 당중앙위 2013년 3월 전원회 결정을 받들고 나라의 전반적 경제를 활성화하며 인민생활향상 대진군을 다그쳐 공화국 창건 65돌과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돌을 맞는 올해에 노동당 만세, 사회주의 만세 소리가 높이 울려퍼지게 할 결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