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초근목피 `고난의 행군’시기 방영

북한 조선중앙TV가 20일 북한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던 1990년대 중ㆍ후반 주민들이 나무뿌리로 음식을 만들어 먹던 당시 장면을 이례적으로 소개했다.

중앙TV는 이날 오후 2000년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록영화촬영소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 ‘위대한 연대’를 편집, 1시간 분량으로 방영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1990년대를 전후한 사회주의 붕괴 때부터 김일성 주석 사망(1994.7),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ㆍ후반)을 거쳐 2002년 노동당 창당 55주년(10.10)에 이르는 시기까지 주요 사건을 다뤘다.

이중 10분 안팎의 분량으로 고난의 행군 당시 어려운 경제상황이 소개됐고 여기서 주민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칡뿌리로 음식을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이 장면은 한 주민이 캐 온 커다란 칡뿌리를 자르고 이를 이용해 떡을 만드는 모습이다.

북한TV가 ‘치부’로도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이런 장면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부족한 난방ㆍ주방연료로 나무뿌리를 활용하는가 하면 소나무뿌리나 관솔 등을 이용해 제조한 ‘송탄 휘발유’, ‘송탄 윤활유’, ‘송탄 디젤유’도 방영돼, 마치 일제 식민지시대 말기를 연상케 했다.

북한 주민들이 나무뿌리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었던 식량난이 발생하게 된 계기도 TV는 전했다.

중앙TV는 홍수와 가뭄으로 농작물 수확에 큰 타격을 당한 내용을 그대로 방영했다. 온 농토가 물에 잠긴 장면, 허리께까지 물이 차 오른 장면, 벼가 자라는 농토가 가뭄으로 쩍 갈라진 장면을 내보냈다.

심지어 전기 부족으로 열차가 멈춰서 있는 현장도 여과없이 내보냈다.

중앙TV는 자연재해로 인한 지원물자, 공사현장 원자재 수송 등에 소까지 동원되고,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강물의 얼음까지 들어내는 모습 등 당시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기 위한 눈물어린 분투를 비춰줬다.

방송 해설자는 ‘제국주의의 압력으로 고난의 행군이라는 최악의 시련을 겪게 됐다’며 미국 주도의 대북 봉쇄도 당시 상황을 어렵게 만든 주요인 중의 하나로 지적했다.

TV는 또 북한군의 전투훈련과 함께 북한군이 탄광작업장, 농사현장, 안변청년발전소(금강산발전소) 등에서 땀흘리는 모습 등을 내보내면서 북한 당국이 왜 군대를 ‘혁명의 주력군’이라고 부르며 ‘혁명적 군인정신’을 본받을 것을 촉구하고 있는지도 소개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