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제 불안정, 내년 임계점에 도달할 것”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이순천)은 2009년 북한 정세에 대해 “공산주의 외교·경제권이 붕괴한 이후 북한이 겪고 있는 체제적 불안전성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29일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09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아직 수령제, 일당독재, 선군정치 등으로 무장된 국가 통제 장치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그 변화 압력이 임계점에 도달해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은 김정일의 건강 이상, 남북관계 갈등, 세계경제 악화 등 불리한 정책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체제 정비와 주민통제 조치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원은 관측했다.

그러나 “90년대 경제 위기와 식량 위기를 거치며 국가와 지도부에 대한 주민의 의존과 충성심이 낮아졌고, 국가 통치 이념도 경제적 생존 논리와 충돌하면서 신뢰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이러한 체제 방어적인 조치가 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북한 체제의 정치군사적 상부 구조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단기간 내 체제 변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면에서도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대북 지원의 축소, 광물 수출가 하락 등으로 북한도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라며 “북한에 식량위기 가능성이 항상 잠재되어 있는 만큼 내년에도 정치 상황의 변동에 따라 식량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이 외에도 “2009년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북한 내 권력구조 변동 가능성도 크게 주목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북한 당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보일 정도로 김정일의 공개 활동 사진을 대거 공개하고 있는데, 지금의 활동상이 사실이라면 뇌졸중 증상이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의식, 언어, 보행 활동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여 2009년 김정일 위원장은 통치 전선에 재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대남정책과 관련 “북한의 대남 비난의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2009년 후반 들어 6자회담의 진전과 북미관계 개선이 각종 장애물에 부딪혀 정체되고, 식량 부족이 심화돼 경제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대화에 응할 가능성도 높다”고 관측했다.

이어 “최근 북한의 체제난 심화, 김정일 건강 이상 등으로 북한의 합리성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볼 때 오바마 신정부와 핵협상 과정에서 길들이기, 기선 제압 등을 목표로 비핵화 조치 중단, 6자회담 거부, 미사일 발사 또는 핵실험 등으로 협박하거나, 실행에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미국 오바마 신정부는 소위 ‘인내의 한계점’(red line)이 없었던 부시 정부와는 달리, 분명한 인내의 한계점과 함께 협상이 통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압력을 가하는 행동계획(plan B)도 고려할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진지한 직접 협상을 전개할 강력한 의지를 갖지만, 비핵화의 원칙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바마 정부는 기존의 대북 핵정책이 제재와 유인의 반복, 북한 핵무기 개발 등의 악순환이었음을 고려해, 기존 6자회담을 통한 대북 압박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지만 북한핵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군사적 수단의 사용이 현실적으로 용이한 것이 아니므로, 이 경우 중국의 역할을 통한 문제 해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일단 오바마 신정부 관련 인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신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을 탐색하려 할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악화가 이명박 정부의 비타협적 강경 노선에 있다는 식으로 몰아감으로써 남남갈등을 부추겨 이명박 정부의 국내적 입지를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동맹과 관련 “2009년은 21세기 전략동맹 구현의 원년으로서 한미동맹의 발전과 격상, 북한 핵과 북한 문제, 경제 및 통상문제라는 3가시 이슈에 초점이 맞춰지고, 각각의 분야에서 긴밀한 협의와 협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집중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간 협력에 대해서는 “대화와 협상을 주장해 온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외면적·형식적으로는 유연하나, 내면적·내용적으로는 꼼꼼함과 치밀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미양국 간에는 북핵문제를 넘어선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북한이 제기하는 다양한 도전을 어떠한 순서와 형식을 통해 처리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협의와 조율·조정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국방비 삭감 압박이 가사화되고 아프간 사태가 악화될 경우 대테러전 협력 차원에서 아프간 문제에 대해 한국이 어떠한 형태로든 지원·참여할 것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적 문제에서도 한국의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을 반영한 수준의 참여와 기여와 동맹 발전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는 점이 지적되는 가운데 가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각국별 대북정책 전망 요약]

◆ 중국=2009년은 한중 양국 관계에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긍정적인 공식 관계 이면에 수그러들지 않은 상호 불신과 편견들이 여전히 양국 사이에는 존재하고 있다. 2009년에는 양국 정상들이 조우할 기회가 아직 설정되지 않고 있으며, 복잡해지는 북핵 및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양국간의 견해차가 날 가능성 등 잠재적인 마찰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나 정권안정 문제에 관한 한 해결보다는 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새로운 상황 전개에 따라 대응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다. 북한 정권의 생존에 필수적인 경제적 지원은 계속될 것이며, 북한이 핵을 빌미로 역내 국제관계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 일본=최근 6자회담에서의 북한 핵검증 합의 도출 실패, 미국 오바마 당선자의 대북 인식, 일본의 총선 정국, 일본내 부정적 대북 여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 등을 고려해보면 당분간 북일 양측이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 승부에 나설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수교를 추진할 여지는 크지 않으며, 북한 역시 일본 정국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일 수교를 서두르기 보다는 대일 수교 교섭의 최종적 카드로서 납치문제를 남겨두면서 미국 오바마 신정부와의 직접대화를 우선할 가능성이 크다.

◆ 러시아=러시아의 대북관계는 최근 수년간 정상급 상호방문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총리급 이상의 고위급 회담이 부재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연해주,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자원 협력을 추진한 가운데 10월 초에는 나진과 핫산을 연결하는 철도 개·보수 및 나진항 조차를 통한 항만·철도 물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9년에도 김정일 건강이상으로 유동성이 증대되고 있는 북한 정세의 발전을 예의 주시하면서 급변사태시 주변 3개국과 동등한 관여 또는 유엔 안보리를 통한 국제적 관여를 통해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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