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년층에서 南 아이돌 뮤직비디오 유행”

최근 북한의 10대들 사이에서 남한의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6일 “요즘 젊은이들은 남조선(남한)의 현재가요(최신가요)를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가수들의 외모와 노래 실력뿐 아니라 춤실력이 정말 대단하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아 젊은이들의 혼을 쏙 빼놓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동방신기나 소녀시대 등 남조선 가수들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젊은이들도 있다”면서 “친구들끼리 남조선 가수들이 나오는 녹화물(뮤직 비디오)을 몰래 돌려보면서 노래를 따라하기도 하고, 옷차림이나 몸짓을 흉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장발이나 몸에 꼭맞는 바지가 유행하고 있다”면서 “남자들 중에는 가르마도 없이 귀를 덮도록 머리를 기르고, 여자들 중에는 공휴일에 몸에 꼭 맞는 바지를 입고 외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로 중학교 5~6학년 학생들이나 군대에 입대하지 않고 중학교 졸업 후 곧장 대학에 입학한 10대후반~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런 유행이라는 것이 평양, 남포, 평성, 원산 등 대도시 고급 간부들의 자녀들이나 누릴 수 있는 것이지, 일반 노동자의 자식들은 꿈도 못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북한의 10대~20대 전체까지 확산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정한(고지식한) 사람들은 이런 젊은이들을 보고 ‘미친 것들’이라고 욕하고 다니지만, 알만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저것이 남조선 모양새로구나’하고 느낀다”면서 “요즘 휴일에 평양 창광거리나 락원백화점에 나가보면 이런 젊은이들이 서넛은 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통상 ‘장발족’에 대해서는 보안원(경찰)이나 대학생 규찰대 등이 단속을 벌인다. 거리에서 적발될 경우 통상 북한 돈 ‘1천원’ 전후의 벌금이 부과되고, 소속 대학이나 기업소 등에 조직적으로 통보된다.



그러나 소식통은 “이런 젊은이들은 다 고급 간부들의 자식들이라 보안원이나 규찰대도 함부로 단속하지 못한다”면서 “여자애들 바지의 경우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꼭 달라붙는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 ‘서울말투’도 유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요즘에는 ‘동무’를 ‘친구’로, ‘오라버니’를 ‘오빠’로, ‘~다/~까’로 끝나는 말투를 ‘~요’로 끝내는 등 남조선 말투를 많이 쓴다”면서 “특히 친한 사이에서는 ‘오빠~’라고 하면서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말투는 누가 들어도 남조선 말투라는 것을 알아채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있을 때만 이렇게 말하고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금방 조선 말투를 쓴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북한내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한류’가 과거와는 새로운 양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내 한류는 대부분 남한에서 장년층 문화로 꼽히는 것들이었다. 음악에서도 ‘트롯트’ 등을 비롯한 장년층 인기곡이 주류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평양의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남한 노래는 ‘만남’ ‘이등병의 편지’ ‘사랑을 위하여’ 등 80~90년대 노래들이었다. 드라마와 영화도 남한의 30~40대 성향에 어울릴 만한 내용이 북한 젊은이들에게 퍼졌다. 또한 대부분 연변조선족자치주나 중국 국경 지역에서 유행했던 것이 그대로 북한에 흘러들어가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제 북한의 젊은이들이 남한의 10대 문화를 직접 수용,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입경로나 확산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한류는 북-중 밀무역을 통해 전해지는 중국산 불법 CD나 DVD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에 유학온 북한 대학생들이나 화교들을 통해 북한에 전파된다. 남한의 10대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남한 문화를 처음 접해보는 연령층이 그만큼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중국에 나온 유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고향에 돌아가게 되면 친구들로 부터 ‘선물’ 성화를 받게 된다”며 “지금은 돈만 있으면 시장에서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기 때문에 친구들이 주로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 영화나 드라마, 음악, 외국어 학습용 녹화물 등”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 단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남한 최신 가요로, 소리로만 듣는 MP3파일을 대신해 눈과 귀를 동시에 자극하는 ‘뮤직 비디오’가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이 남한의 최신 ‘뮤직비디오’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중국에서는 한국 가수들의 음악이 담긴 불법복제 CD를 길거리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통상 음악만 담긴 CD는 한국 돈 300~700원, 이효리나 비, 동방신기 등 인기가수의 콘서트를 고화질로 담고 있는 동영상 CD는 한국돈 3,200~5,000원 정도에 팔린다.



북한 내부에서 컴퓨터 외장 하드디스크나 메모리카드 이용이 많아진 것도 새로운 한류 확산에 한 몫하고 있다. 노트북을 포함한 컴퓨터와 MP3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미디어 기기가 늘어나면서 각종 저장장치 이용도 활발해진 것이다.



소식통은 특히 “메모리 카드의 경우 친구들 사이에서 손쉽게 파일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추기도 쉬워 국가의 검열에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평양에서 이런 메모리 카드가 거래되는 곳은 통일거리시장,중구역시장, 모란봉시장, 보통강시장, 하신시장 주변이다. 시장 매대에서 공개적으로 판매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인들과 가격을 흥정한 후 상인집까지 찾아가면 다양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메모리카드는 모두 중국에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 달러 기준으로 거래된다.



중국산 MP4 기기는 2G용량이 13달러 전후, 4G용량이 16달러 전후에 팔린다. 컴퓨터, MP4, 디지털 카메라등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SD카드는 중국산 제품이 4.5달러(1G), 6달러(2G), 9달러(4G) 정도다. 북한에서 톱브랜드로 꼽히는 삼성,도시바 제품은 중국산 제품에 비해 용량마다 0.5달러~1달러 정도가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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