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천안함 이용 긴장고조 후 후계작업 속도낼 듯”

천안함 인양 이후 본격적으로 원인분석 작업에 돌입하자 북한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연관설’을 부인하는 첫 공식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17일 군사논평원 글을 통해 “남조선 괴뢰군부 호전광들과 우익 보수정객들은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없게 되자 불상사를 우리와 연계시켜 보려고 어리석게 획책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평원은 또 “역적패당의 가소로운 처사를 두고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그동안의 침묵 이유를 밝혔다.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1983년 아웅산 폭파사건과 1985년 KAL폭파사건을 두고 북한이 각각 3일, 7일 만에 관련성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던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는 사건발생 초기 우리 정부가 ‘북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힌 점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북한 연관성의 목소리가 컸을시 북한의 대응도 보다 빨랐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은 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외부충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에 두고 물증 확보에 나서고, 군사적·비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최근 북한 연관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대응키 위해 조치로 해석된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16일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규정하면서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단호하게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북한에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북한이 이번 천안함 사태에 관한 입장을 내부 주민들이 시청.청취가 가능한 조선중앙TV과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을 통해 밝혀 전 주민에게 알린 점도 주목된다.



이는 우리 정부가 물증을 확보 북한을 압박할 시에 대비한 북한 내부 긴장강화 조치와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발행한 주민들의 정권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과 관련 “북한은 그동안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남측의 여론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 왔을 것”이라며 “최근 남한사회가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이 커지자 이에 대한 대응을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번 북한의 입장은 반박논리로는 빈약한 수준으로 원칙적 입장 표명 수준이라고 해석한 후 향후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결과와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행위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교수는 “북한은 천안함 사태가 향후 남북관계, 6자회담 등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 것인지를 예상, 대비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논평원 글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해명하는데 방점을 두기 보다는 천안함 사태가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가를 남한 내 연북세력에 주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면서 “6.2지방선거 보수세력의 재집권 차단을 주문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북 관련설’은 정부여당의 ‘6.2지방선거용 보수집결’, ‘대북정책 정당화’와 ‘국제사회를 통한 압박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주민들에게도 천안함 사태와 관한 내용을 전한 것에 대해 “긴장국면 조성을 통해 ‘준전시’상태를 선포, 조기에 김정은 후계체제를 만들기 위한 것일 수 있다”면서 지난 1993년 북한이 핵확산방지구상(NPT) 탈퇴 직후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에 추대됐던 경우와 비슷한 경로로 후계작업을 진행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향후 북한이 군부 내 강경세력의 우발적인 도발 행위 등 간접적으로도 이번 사건을 자신의 소행임을 인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번 입장표명을 시작으로 한 동안 남북관계를 완전차단 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북한의 평화공세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 직접적인 비난을 중단했다가 이번 군사논평원 글에서 ‘이명박 역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한 것도 북한의 향후 조치를 주목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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