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참여정부초기 제3국 정상회담 제의..긴급사안없어 거부”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정부 출범 초기 때 북한이 제3국에서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지만 당시 남북간에 긴급한 사안이 없어서 이를 거부했다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11일 밝혔다.

참여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주미한국대사관과 조지워싱턴대학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세미나에 참석, 최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회담에선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하며 북미, 북일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남북관계가 1인치라도 개선될 수 있다면 장소문제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면서 “2003년 현 정권 초기에도 북한이 제3국에서 만나자고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긴급사안이 없어서 거부했다”고 비사(秘史)를 소개했다.

그는 또 “지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6.15 공동선언에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명시됐지만 그 약속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 대화과정에 김 위원장이 흔쾌히 수락했다기보다는 김 전 대통령이 강력히 요구하자 김 위원장이 마지못해 일단 공동선언에 넣고보자는 식으로 합의가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 시절 마지막 통일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그는 “그 때(2000년 1차 정상회담 때)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남한을 방문하고 나서 김 위원장의 답방을 검토하자고 모호하게 합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15선언) 이후 남북장관급회담을 하면서 김 위원장의 답방을 촉구했지만 북한 실무자들로부터 남쪽 사회의 다양성 때문에 신변안전이 보장안돼서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을 건의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를 진척시키면서 정부는 누차에 걸쳐 북한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약속 이행을 확인했다’고 밝혀왔던 점에 비쳐볼 때 김 위원장 서울 답방 합의를 둘러싼 정 전 장관의 언급은 기존의 정부 설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그는 또 “북한은 미국과의 수교와 경제지원을 바라므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고 적성국 교역금지법 적용을 해제하며 세계은행(WB)나 ADB(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 장기저리로 북한에 자금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면서 “지난 1992년 1월 20일 미국을 방문했던 김용순 노동당 비서는 아널드 캔터 당시 미 국무부 차관에게 북미수교를 요구하면서 `북미수교가 되면 주한미군 주둔도 용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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