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차기 미국 정부 집권 기간인 2020년까지 핵무기를 50~100개까지 보유할 수 있으며, 2020년~2025에는 핵탄두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8일(현지시간) ‘차기 정부 지도자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공개된 가장 최근 자료는 북한이 13~21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재료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2020년까지 핵무기 50~100개를 보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북한은 태평양 넘어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현재 추정치로는 2020~2025년 장거리, 이동식, 잠수함 발사 형태로 다수의 핵탄두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차기 미 행정부가 직면한 5대 위협으로 북핵 문제와 대(對)러시아·중국 관계, 이슬람국가(IS) 문제, 사이버 전쟁 등을 제시하면서 북핵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향후 4~6년 사이에 규모, 다양성, 의존성, 지속성 등의 측면에서 (미국의) 지역 군사 체계와 전쟁 수행 계획 등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한 핵전력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다양한 이동 수단까지 갖춤으로써 미국과 한국의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가고 있다. 중대한 핵확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어 “한국 정부가 북한의 중대한 위협이 긴급하다고 인식한다면 북한에 대한 재래식 대응 전력을 동원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곧 대항적인 확전으로 이어지거나 북한이 더 먼저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 일부에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잃고 미국이 북핵 개발을 억지하지 못했다며 핵무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만약 한국이나 일본이 핵무기 개발을 결정한다면 동북아 안보 역학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며, 핵확산금지조약(NPT)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차기 미 정부는 북핵 개발에 있어 더는 용인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 어딘지, 그리고 그 순간에 다 달았을 때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북한과 중국, 한국,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미국 재야에선 이른바 ‘대북협상론’과 ‘대북선제타격론’이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기조였던 ‘전략적 인내’가 사실상 북핵 포기를 견인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미 차기 정부가 초강경 대북 압박 카드를 들고 나올지, 혹은 북핵 협상 고려에 비중을 둘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