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집단탈북 종업원 가족 서울 보낼 것” 연일 주장

북한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이달 초 집단 탈북한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우리 측에 보냈다.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충복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사랑하는 자식들과 생이별당한 우리 가족들은 자기 자식들과 직접 대면시켜 줄 것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면서 “가족들의 절절한 요청에 따라 그들을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내보내기로 했다는 것을 다시금 엄중히 통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귀측은 국제관례니 뭐니 하는 부당한 구실 밑에 반인륜적 범죄 행위를 은폐하려 할 것이 아니라 적십자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 측 가족들이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나가 있는 자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필요한 실무적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귀측 국정원 깡패들은 중국 현지의 거간꾼들과 공모하여 백주에 우리 공민들을 가장 비열하고 야만적인 수법으로 납치해갔다”면서 “귀측 당국이 집단 탈북이니 자유의사니 하면서 우리 공민들을 강제로 억류시켜놓고 그들을 송환할 데에 대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마저 전면 부정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귀측 당국이 납치한 우리 공민들에게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회유와 기만, 귀순공작을 악랄하게 벌이고 있다는 자료가 우리 측에 계속 들어오고 있다”면서 “인도주의를 사명으로 하는 귀사(대한적십자사)가 이러한 참담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21일에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집단 탈북은 우리 측의 납치이며 종업원들의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 자식들을 만나게 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연일 집단 탈북 종업원들과 그의 가족들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이번 탈북이 ‘유인납치’라고 밝힌 종전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술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탈북민은 22일 데일리NK에 “북한은 탈북 종업원들의 가족이 서울에 오는 걸 한국 정부가 승인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저렇게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승인을 막는 이유가 ‘납치’이기 때문이라는 선전을 하기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가 여기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북한 체제에 회의를 느끼고 탈북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들에게 북한의 선전에 악용될 여지를 줄 필요가 없는 것”이라면서 “특히 자유를 찾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 한편에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남아 있을 텐데, 이들에게 가족들을 만나게 하는 건 되레 가슴에 또 한 번 못을 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북한이 계속 탈북 종업원들의 가족들을 서울로 보내겠다고 강조하면, 우리 측에서 ‘탈북민 3만 명의 가족들과 이산가족들까지 모두 서울로 보내라’고 요구해보면 어떨까”라면서 “그렇게 되면 북한은 이제까지 탈북민들이 전부 한국의 꾀에 넘어가서 탈북했다고 선전해왔는데, 사실은 북한 체제에 염증을 느낀 게 원인이었음이 탄로날까봐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