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에 평양 학생들 대거 동원

북한이 정권수립일(9·9절) 70년을 맞아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새롭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공연에는 평양시 중심구역에 있는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및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대거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이번 집단체조에는 평양시내, 특히 중심구역에 있는 소학교와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참석한다”며 “뿐만 아니라 평양방직공장 등 여러 공장과 기업소의 청년들과 과거 ‘아리랑’ 때 동원됐던 창작성원들은 물론, 지방에서도 많은 학생과 예술인들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빛나는 조국’은 ‘아리랑’의 후신으로, 북한은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아리랑 공연에 평양시내 소·중·대학교 학생들과 여성연맹원 등 10만여 명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과 본공연까지 4~5개월 동안은 학교나 기업소에도 가지 않고 하루종일 공연 준비에 매진해야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이를 ‘눈물의 아리랑’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동안 국제인권단체들은 북한 당국이 집단체조 공연에 어린 아이들을 동원하는 것을 심각한 아동학대로 보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선군정치와 수령독재를 찬양하는 공연에 아동을 참여시켜 가혹한 훈련과 체벌을 가하고 학습권까지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에 소학교 학생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 집단체조 공연에도 어김없이 포함됐다.

또한 소식통은 “공화국창건 70돌을 맞이한 만큼, 이번 집단체조는 공화국 70년 역사를 기본 조명하면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현명한 영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창작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수많은 참가자들이 체조와 무용, 카드섹션 등을 벌이는 대규모 집단체조 공연을 체제 선전과 결속의 수단이자 관광 수입원으로 적극 활용해왔다. 지난 2013년 9월 이후 공연이 돌연 중단되기도 했으나, 북한은 올해 정주년을 맞는 정권수립일을 기해 5년 만에 새롭게 바꾼 집단체조 공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013년 7.27 북한전승절 기념 아리랑 공연. / 사진=중국 여행객 ‘shanlu’ 제공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영도로 어느덧 정권수립 70년을 맞게 됐다는 서경(서막)으로 시작해 항일무장투쟁승리, 토지개혁, 조국해방승리, 전후복구건설, 천리마운동, 국방경제병진노선, 3대혁명운동 등 북한의 주요 시대적 사건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정작 북한 주민들은 이번 집단체조 공연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당국이 주요 정치적 기념일마다 집단체조 공연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으며, 오히려 관심은 9·9절을 맞아 어떤 선물이 내려질지에 쏠려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다만 소식통은 “기념일 때마다 벌어지는 집단체조 놀음에 대놓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이들도 있다”면서 “특히 집단체조에 동원되는 학생의 부모들은 굉장히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녀들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땡볕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도 힘든데, 순번대로 국과 반찬을 준비해야 하는 ‘국당번제’ 때문에 부모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실제로 한 부모는 20~25일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국당번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5일 ‘9월의 명절을 장식하게 될 신비로운 황홀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은 새 조국건설시기로부터 시작하여 공화국이 걸어온 70년의 빛나는 역사를 다양한 예술형식에 담아 깊이있고 풍만하게 펼쳐보일 것”이라며 “9월 9일부터 9월 말까지 평양의 아름다운 능라도에 위치한 5월1일경기장에서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국가관광총국의 공식 홈페이지 ‘조선관광’은 이번 공연의 관람료를 공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르면 특등석(VIP석)이 800유로(한화 약 104만 원), 1등석은 500유로(65만 원), 2등석은 300유로(39만 원), 3등석은 100유로(13만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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