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진정성 보여야…북핵 문제 해결 출발점 되길”

[2018 남북정상회담 D-2] 전문가 8인 정상회담에 대한 바람과 기대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정은이 역대 북한 지도자 중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한국 영토로 걸어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진전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두고 북한의 핵 폐기, 종전선언도 회담에서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나 바람을 데일리NK가 북한 전문가 및 관련 단체장 7인으로부터 들어봤다.

유호열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사진=연합

유호열 고려대 교수 “차분히 긴 안목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의 출발점을 만들어가길”

“그동안 남북 간의 대화가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가 북한 핵 개발과 국제 제재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었었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였고 남북 정상회담도 이뤄지게 됐다. 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갈등이 반복되기보다는 긴장을 해결해 나가는 정상회담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미북 정상회담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의 원만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디딤돌 역할도 동시에 수행했으면 한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은 체제성격하고 연결되어 있다. 이번 회담이 북한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쳐갈 수 있는 회담이 되기를 바라며 과거처럼 상징이나 선전장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회담을 준비하면서 많은 유혹을 받을 수 있는데 꼼꼼하게 챙기고 차분하게 긴 안목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또한, 한 번에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성급하게 접근하거나 오판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 사진=연합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북한,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길”

“북한이 국제 제재로 심각한 위기였기 때문에 유화적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으면 한다.

그동안 북한의 거짓말에 많이 속았는데 한국 정부가 회담 준비를 잘해서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한다.

한미 공조를 철저히 해서 북한 핵 폐기 등도 잘 합의를 이뤄내길 바란다. 모처럼 회담인데 여기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다뤄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향후에는 북한인권 문제가 다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 사진=연합

하태경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한반도 비핵화를 먼저 협상하고 합의해 평화로운 시대 열길”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 평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면 한다. 김정은은 이번 회담에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강하게 촉구해야 한다.

전쟁도 없고 핵무기도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 정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런 방향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먼저 비핵화 이야기를 하고 평화 협정을 하는 것은 차차 이야기했으면 한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 사진=연합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북한인권 문제도 의제로 선정돼 논의되길”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인권 단체장 그리고 탈북자 관점에서 북한 문제에서 북핵 문제가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정상회담이지만 북한 인권문제가 그동안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시급하다고 하는 것은 이해된다. 그렇지만 다음에 다시 논의될 때는 북한인권 문제를 의제로 꼭 상정했으면 좋겠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대표. / 사진 = 연합

김태훈 한반도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표 “북한 핵문제만큼 북한인권 문제도 중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 인권 문제가 반드시 의제로 포함되어야 한다.

정상회담에 비핵화만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진정한 비핵화는 북한 인권이 다뤄지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다. 왜냐하면, 북한이 북한 주민을 위해 사용할 돈을 핵과 미사일에 쏟기 때문이다.

그래도 북한 주민들이 한마디도 못 하고 억눌려 있다. 북한인권이야말로 정상회담에 핵심의제가 되어야 한다.

지난 3월 10일 제 37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도 “핵 협상을 할 때 반드시 북한인권 문제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명철 NK워치 대표. / 사진 = NK워치 홈페이지

안명철 NK워치 대표 “북한의 거짓말에 속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길”

“그동안 북한이 비핵화 관련해서 많은 거짓말을 해왔다. 그렇기에 이번 회담에는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합의되기를 바란다.

한편으로 정전협정을 끝내고 종전선언을 한다고 하는데 약간 우려가 된다. 회담 성과도 중요하지만, 안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회담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같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적절한 대처가 필요할 것 같다.

또한, 미국은 인권문제와 미국인 억류자에 대한 논의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이런 논의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납치돼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생사에도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최성용 남북자 가족 모임 대표. / 사진=연합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납북자들의 전체 생사확인 약속받길”

“납북자 가족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납치된 가족들의 문제가 꼭 이야기되기를 바란다.

특히 북한에 납치된 학생의 어머니들은 눈 뜨고 기다리고 있다. 생을 마감할 시간도 다 돼서 더욱 안타깝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납북자들의 전체 생사확인이 이뤄져야 한다. 김정은과 협상해서 꼭 납북자들의 생사확인 약속을 받아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