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 관측에 대해 북한 매체가 ‘미국의 날조설’이라며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은 26일 미국의 ‘작전계획 8022-02’를 비난하는 시사해설 프로에서 “최근 미국 지배층은 우리 공화국(북)을 ‘폭정의 전초기지’니 ‘무서운 나라’라느니 하고 헐뜯던 나머지 그 무슨 미사일 시험이요, 지하 핵무기 시험징후요 뭐요 하는 날조설을 들고 나왔다”고 강조했다.
중앙TV는 미국이 이를 내세워 “북한의 핵야망을 꺾을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을 의심해서는 안된다느니 뭐니 하는 매우 호전적인 폭언까지 서슴지 않고 줴쳐(외쳐)대고 있다”며 대북 핵선제 공격계획을 강력히 비판했다.
북한 언론매체가 지하 핵실험 징후와 관련해 ‘날조설’이라고 못박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불망나니 무리와는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개인필명 논평에서 핵실험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노동신문은 “미국은 우리 공화국이 6월에 지하 핵실험을 진행할지도 모른다는 제 나름의 견해를 국제원자력기구와 일본을 비롯한 유관국에 통보한다 어쩐다 하고 부산을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지하 핵실험 문제를 ‘미국 나름의 견해’로 표현하긴 했지만 실험 여부에 대해 딱부러지게 밝히지 않은 채 미국이 그런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는 정도의 간략한 보도였다.
이에 비해 중앙TV의 ‘날조설’ 주장은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지하 핵실험 준비와 관련,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이를 부인하는 발언이나 사실이 아니라는 관측들을 잇따라 제기해 눈길을 끈다.
선궈팡(沈國放)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24일 로이터 통신과 회견에서 “우리도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는 보도를 접했다”면서 “그러나 이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또 26일 러시아 소리방송에 따르면 최근 방북해 북한 수뇌부들과 연쇄 접촉을 가졌던 루보미르 자오랄레크 체코 하원의장은 “북한은 핵시험(핵실험)을 진행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지도부는 핵시험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보도는 사실과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그것은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책동이라고 강조했다”고 방송은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