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친 주민 고려해 단출하게 黨창건일 보내”

북한이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등극 이후 첫 당 창건기념일을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현재까지 북한의 공식매체를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67주년을 맞아 이날 0시에 최룡해, 현영철, 장성택, 김경희 등 최고 실세들을 대동하고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영구 보존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을 뿐이다.


통상 기념일 전날 진행됐던 중앙보고대회도 개최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이날 사설과 김정은 참배소식, 주민들의 영생탑 방문 모습 등만 소개했을 뿐이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평이한 수준으로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헌법에 ‘노동당의 영도에 따른’ 국가운영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당 창건기념일을 김 부자 생일과 공화국 창건일과 함께 4대 명절로 정하고 각종 예술 공연, 기록영화 상영 등의 경축행사를 진행해왔다.


김정은은 당의 최고권력자로 등극한 이후 노동당의 위상을 재정립했다. 김정은 체제 후 ‘선군(先軍)에서 선당(先黨)으로 돌아섰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때문에 김정은이 공식 집권한 이후 맞는 첫 창건일이라는 점에서 이 날을 전후로 열병식과 같은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비록 정주년(5, 10주년)은 아니지만, 앞서 개최된 최고인민회의가 비교적 단출하게 진행돼 이 같은 관측이 제기됐었다.


앞서 2010년 북한이 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외국 언론까지 초청해 열병식, 축포야회 등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였던 것도 김정은의 공식등장과 관련이 있다. 주민들 대상으로 특별 공급이 실시되고도 했다. 당시 북한이 중요하게 기념하는 꺾이는 해(정주년)에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해석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김정은을 수반으로 하는 노동당 체계를 수립했던 지난 4월 당대표자대회 등 정치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했기 때문에 또다시 기념행사 등을 크게 벌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새로운 경제관리 조치 시행을 앞두고 재정난이 심각한 것도 고려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포야회를 한 차례 실시하기 위해서는 수천 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연재해에 이은 물가와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심각한 식량난 등으로 인한 민심이반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경제개선조치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주춤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대대적인 기념식이 열릴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4월 행사 등 올해 대규모 행사가 많았다. 다시 일을 벌이기가 벅찼을 것”이라며 “특히 잦은 행사에 지쳐있는 주민들, 경제조치 시행을 앞두고 내부 점검을 벌이고 있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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