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존파’식 범죄늘어…당간부 ‘표적’

북한의 국경도시 양강도 혜산시에서 당 간부들을 비롯한 부유층에 대한 강력범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부임한 김히택 신임 양강도당 책임비서는 첫 도당 간부회의에서 국경지역 범죄 문제를 따로 거론하는 등 북한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17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요새 살인사건들과 납치사건들이 이어져 중앙검찰소와 인민보안성(경찰청)의 검열대들이 연일 들이 닥치고 있다”면서 “신임 도당 책임비서가 첫 간부회의에서 ‘올해는 각종 범죄를 뿌리 뽑는 해로 범죄자 소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9일 녁녁, 혜산시 혜장동에 위치한 혜산청년역 보안서장의 집에 강도들이 침입해 보안서장의 처제를 살해하고 달아났다. 당시 보안서장은 6개월짜리 인민보안성 정치대학 정기교육에 참가키 위해 평양에 체류 중이었고, 그의 아내역시 남편 면회차 평양을 방문해 보안서장의 처제가 집을 지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들은 보안서장의 집에 침입해 보안서장의 처제를 살해하고 돈과 금품들을 챙겨 달아났다. 살해당한 처제는 손발이 묶인 채 흉기에 수차례 찔린 것으로 전해졌다. 혜산시 보안서는 최소한 2명 이상이 저지른 소행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공범 중에 면식범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사건 발생 지역 보안원뿐 아니라 노동자 규찰대와 비사 그루빠까지 동원돼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감시를 늘리고 있지만 살인 사건이 줄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6일에도 혜산시 신흥동 장마당 주변에서 도색재(페인트) 거래를 하는 한 상인의 집에 강도가 들어 그의 아내와 4살 난 딸을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이어졌다.

소식통은 “혜산시내의 장사꾼들이나 간부들 사이에서는 출입문을 철문으로 교체하고 방호창(방범창)에 초인종까지 설치하는 유행이 불고 있다”며 “이렇게 범죄가 증가하게 된 것은 중국쪽 밀수가 막힌 것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밀수 단속이 심한데다 밀수를 통한 돈벌이도 시원치 않자 질이 나쁜 밀수꾼들이 강도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며 “요즘은 장사가 시원치 않으니 한탕주의에 빠진 젊은 사람들도 범죄 유혹에 쉽게 빠질 만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혜산을 비롯한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인신매매와 탈북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금 돈을 만질 수 있는 국경 밀수는 얼음(마약)과 여자 뿐”이라며 “젊은 여자 한명을 중국 쪽에 넘기면 중국 돈 4천위안 정도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공업품을 다루던 밀수꾼들이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그는 “요즘 인민반에서는 ‘젊은 여자들이 밤에 혼자 다니지 말고 대낮에도 인적 없는 길을 조심해야 한다’는 강연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국가안전보위부는 최근 중국에서 송환된 여성들의 심문과정에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되어 중국인들에게 팔려갔다는 증언을 파악하고 있으나, 송환된 여성에 대한 처벌에만 주력하고 있는 북한당국의 방침 때문에 범인 검거보다는 여성들의 중국내 행적에 대한 조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식통은 인신매매에 관여하는 밀수꾼들이 주로 농촌여성이나 외지에서 장사를 온 여성들을 범죄대상으로 삼고 있어 피해 여성들의 증언만으로 밀수꾼들을 추적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강도는 장군님(김정일) 조차 ‘양강도 청년들이 없어도 조선혁명은 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범죄가 많다”며 “장사든 밀수든 백성들이 먹고 살 거리가 있어야 하겠는데, 먹고살기가 힘드니 자꾸 범죄만 늘어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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