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도부 조직적 면모 보이지만 한두 달 후면…”

김정일 사후 해외 한반도 전문가들 다수는 당분간 김정은 체제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분열, 권력 다툼, 경제파탄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해외지도부 연구부국장은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북한에서는 지난 몇 년간 준비해 온 김정일 유고 시 정권 운영계획이 수순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고스 부국장은 “북한이 단 며칠 만에 사망 소식을 전한 것과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후계자 김정은을 선두로 김영남, 최영림, 리영호 등 최고정책기구인 정치국 일원들이 순서대로 등장한 것 등은 아주 조직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며 “김정일은 사망 전 북한의 어느 누구도 힘을 합쳐 자신이 선택한 후계자 김정은의 권력을 약화시키지 못하도록 지도체제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간부들은) 김정은을 둘러싸고 있는 현 체제 안정화를 위해 당분간 서로 분열을 일으키지 않고 단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김정은의 지도력은 여러 도전들에 직면할 것”이라며 김일성주의와 주체사상이 영속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개혁을 감행하기 어렵고, 권력 지도층 인사들과의 끊임없는 갈등과 위협 속에서 자신을 ‘신격화’해 나가야하는 한다는 점 등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토론에 참석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도 “지금 당장은 북한이 비교적 조용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두 달 후에는 막후에서 당과 군부,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등 사이에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김정은은 위상을 강화하기 전 이미 두 차례 도발로 중국과의 관계에서 많은 대가를 치렀고 권력 이양기 시기에 적어도 당분간은 중국과의 관계를 해치는 군사적 도발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연구원도 “김정일이 부재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기는 어렵다. 중국이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지 며칠만에 북한 대사관에 조문을 가는 등 북한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것도 북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니콜라스 에버스타드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이날 포린어페어즈 기고문에서  “김정일은 살아생전 자신의 독점적 권력을 행사하는데 너무 치중한 나머지 후계체제 사업에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통치 스타일을 비교하면서 “자수성가한 김일성이 25년간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키우면서 잠재적 경쟁자인 자신의 동생 김영주를 제거, 국내정치 및 외교전반에 이르는 후계자 수업을 진행했던 반면, 아버지 밑에서 철저히 자기중심적으로 성장한 김정일은 와병 후에야 겨우 후계자를 지명했고 시간이 너무 촉박하자 장성택을 후견인으로 붙여줘 잠재적 갈등유발 요인까지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국 역사에서 친족의 후견을 받던 지도자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어 향후 김정은 체제의 미래는 비관적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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