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유 75만t만큼 불능화하면 6자 재개”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20일 “북한이 과거 북핵 6자회담 과정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중유 75만t만큼은 불능화를 이행하겠다는 성의를 보이고 구두약속을 한다면 6자회담 재개에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복귀시키거나 핵시설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15일 베이징 현지에서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우리는 준비돼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으로 읽혀진다.


북한이 비핵화 원칙을 담은 9.19공동성명을 강조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는 성명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담고 있는 2.13합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은 2007년 ‘2.13합의’에서 북한이 60일 이내 영변 핵시설 폐쇄와 IAEA 사찰단 복귀 수용시 북한을 제외한 5자가 각각 20만t, 총 100만t 상당의 에너지와 설비를 지원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각각 20만t 지원을 마친 상태지만, 우리 정부는 중유 14.5만t의 설비를 지원한 상태에서 북핵 검증의정서 채택에 실패하면서 6자회담이 결렬,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일본은 납치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일체 지원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또 6자회담이 재개될시 플루토늄 핵프로그램 외에도 북한의 농축 우라늄 핵프로그램과 장거리미사일 문제도 6자회담의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국자는 “앞으로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형식이 될 것”이라며 “농축 우라늄과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새로 부상한 만큼 이를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바겐’ 구상에 언급, “현재 5자간에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있으며 중국도 ‘대교역’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은 5자의 의견을 수렴해 북한을 상대로 그랜드바겐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면서 “만일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기 원한다면 미국에 이를 위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는 발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는 시 부주석을 모욕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면서 “면담록을 확인해봤으나 그런 얘기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역사적인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의의 성공을 위해 여야를 떠나 초당적 협조를 해도 부족한 이 시점에 이런 허무맹랑한 얘기로 대통령을 흠집내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국익훼손과 이적행위”라고 전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