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 눈치보며 핵실험 타이밍 조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를 확대·강화하자 북한이 비핵화 포기로 맞서는 등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안보리 제재 결의가 채택되자 2시간 만에 외무성 성명을 내고, “핵 억제력을 포함한 물리적 대응조치”를 언급하며 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6자회담 재개도 사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보리가 이번 결의안에서 미사일 추가 발사나 핵실험이 있다면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북한이 ‘자위권’을 내세우며 반발해, 당분간 국제사회와 북한 간의 ‘강(强) 대 강(强)’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일단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유엔 제재→핵실험’ 패턴을 이어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핵실험 강행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이번 결의안에 중국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김정은 정권이 당장 도발카드를 내밀지는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수석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결의안은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다”면서 “관련국들은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세를 격화시키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6자회담의 유용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당분간 안보리의 제재 조치에 이은 한·미 등 각국의 대북조치 추이를 지켜보면서 핵실험 카드 등 추가 행동에 나설 타이밍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준비를 갖춘 만큼 ‘중국 변수’ 등을 고려한 정치적 결정만 하면 언제든지 강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서 나갔고,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핵실험은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주변국의 상황을 지켜보며 시점은 정치적으로 타이밍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인데, 안보리 제재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강변해 왔다”며 “핵실험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미와 중국의 결의안 이행 여부도 관심이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안보리 결의안을 보고 추가 제재방안을 개별국가와 협의해 추가하는 ‘2단계 제재 전략’을 계획해 왔다. 특히 금융이나 해운제재 등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놓고 긴밀히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도 23일 한미 양자 제재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안에 명시된 ‘중대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결의안에 입각해서 주권 국가들이 대북 제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한미일은 해운제재는 물론 BDA(방코델타아시아)와 같은 금융제재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실질적인 효과가 있기 위해서는 중국이 얼마나 성실히 결의안을 이행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 교수는 “중국은 반대 명분이 없어 거부권 행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 “결의가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북한을 압박하고 싶지 않아 하면서도 북한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결의에 찬성해 미국이 원하는 것을 들어줬지만,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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