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 극진환대…김정일 직접 참석 첫 연회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1.10-18) 이후 중국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잇달아 나타내 눈길을 끌고 있다.

마치 중국을 향해 대대적인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김정일 위원장을 선두로 한 대중국 외교 행보가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설을 맞아 28일 저녁 우둥허(武東和) 대사 등 중국 대사관 직원들과 대안친선유리공장의 중국 기술진을 초청해 성대한 연회를 마련했다.

국방위원회 명의로, 그것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중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설 연회를 차린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중국도 우리 민족과 마찬가지로 설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즐기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회는 전적으로 중국 손님들을 위한 성찬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연회에는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해 방중했던 박봉주 내각 총리 등 경제 브레인들과 최근 복귀한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 중국통인 김양건 국방위 참사 등 실세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또 같은날 우 대사를 비롯해 심지어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실습생까지 모두 참가시킨 가운데 신년경축공연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이 방중에 앞서 지난 4일 이 공연을 관람한 지 한달도 안돼 다시 관람한 것도 중국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로두철 내각 부총리는 29일 김정일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대안친선유리공장에 나와있는 중국 기술진의 숙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26일 중국 대사관과 신년 친선모임을 가졌으며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도 23일과 26일 중국 외교부와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들을 각각 초청해 연회를 여는 등 대 중국 외교 행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핵문제와 미국의 금융제재 등으로 국제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형국에서 탈출구는 오직 중국 뿐이라는 인식아래 보다 적극적인 대중국 외교.경제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해 “경제 전반이 확고한 상승 궤도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 올해부터 ’경제강국’ 건설에 본격 나선 만큼 중국의 후원과 경제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상황이어서 중국을 향한 이 같은 행보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대북압박이 북한을 중국쪽으로 밀어내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되면서 그만큼 중국의 대북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