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어 윈도우XP 운영체제 단속 나서”

지난 6월 20일부터 함경북도 국경지역에서 국외 영상물에 대한 집중 검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열에서는 특히 윈도우XP와 같은 컴퓨터 운영체제에 첨부된 문서 프로그램이나 동영상 및 음악을 재생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단속까지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26일 “이번 검열은 함경북도당위원회의 주관아래 함경북도 국가안전보위부, 함경북도 인민보안국, 함경북도 검찰소 요원들이 망라된 ‘109 비사회주의 검열 그루빠’가 주도하고 있다”면서 “오는 8월 10일까지 검열이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열은 과거 ‘비사회주의 검열’에 비해 몇가지 특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번 검열 분야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 외에도 학교나 관공서에 마련된 컴퓨터들도 검열 대상에 포함된다. 북한은 지난해 리눅스에 기반한 독자운영 체제인 붉은별을 개발해 보급한 바 있다.  

북한은 컴퓨터를 사용할 때 규정상 당국에서 개발·허가한 프로그램만 사용하게 돼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거의 모든 컴퓨터에 ‘중문판 윈도우 XP’나 ‘중문판 MS office’가 설치되어 있다. 운영체제에서 한글팩을 이용하면 한글 문서 작성도 가능하다. 북한 당국은 이 중국어 OS를 이용한 문서 작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프로그램이 담겨있는 불법 CD는 중국 옌지(連吉) 등에서 1장당 3~5위안(한국돈 500~1,000원)이라는 초저가에 팔리고 있다. 북한내 컴퓨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유입된 컴퓨터라는 점 때문에 중문판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밖에 없었다. 


검열단은 이런 운영체제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동영상 및 음악재생 프로그램 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북한내 개인들 사이에서도 데스크 탑이나 노트북 컴퓨터가 확산되면서 외장 하드디스크나 USB 메모리를 통한 한국영화, 한국 음악이 확산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함경북도 당위원회 차원에서 ‘합동 검열단’이 조직된 점도 특이하다. 통상 북한에서 반체제 요소에 대한 검열은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다. 특정시기 북-중 국경지역에 대한 집중검열이 필요할 경우 중앙 차원에서 노동당,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검찰소, 보위사령부에서 검열요원들을 차출해 지방에 내려보내는 이른바 ‘5부합동 검열 그루빠’가 조직되기도 한다. 그러나 도(道) 당 차원에서 합동검열단을 조직 운영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난해 말 장군님(김정일)이 어머니(김정숙)의 고향 회령에 다녀가신 후로, 회령을 비롯한 함경북도 지역에 대한 중앙의 관심과 배려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국경연선에서의 밀수, 월경 등 비사회주의 요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도(道) 당에서 크게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 당에서는 9월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미리 도내 국경 연선지역에 대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라면서 “44년 만에 열리는 행사이니만큼 도당 간부들은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검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른바 ‘교차 검열’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에서도 함경북도 당위원회의 의지가 발견된다. 특히 검열 요원들이 ‘자기 지역 봐주기’에 나서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자기 거주 지역, 소속 단위에 대한 검열에는 참여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이번 검열에 참여하는 요원들은 함경북도 전역에서 최소 2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은 ‘돈’ 이나 ‘배경’을 동원해도 빠져 나오기 힘들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파다하다”면서 “검열 성원들에게는 포상이나 승진 등을 제시하며 원칙적인 검열을 독려하면서도, 자기 고향이나 소속 조직에 대한 검열에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전체적인 검열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열성원들은 통상 3~4 명씩 조를 지어 정해진 지역을 순찰, 방문하고 있다. 소식통은 “단속에 걸리면 최소 노동단련형이며, 죄질이 나쁘다고 평가되면 교화형까지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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