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을 소리없이 강화하며 과거와 같은 군사적 동맹 관계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우리 정부와 군당국도 북한이 이처럼 중국, 러시아와 군사교류를 강화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들어 중국 해군함대에 원산항 입항을 허용하고,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지역을 총괄하는 군사령관을 초청하는 등 중국 및 러시아와 군사교류 및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 해군훈련함대 소속의 정허(鄭和)호와 뤄양(洛陽)호가 4박5일간 원산항을 방문했다. 중국 해군함대가 북한 동해 쪽에 있는 항구에 정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리지나이(李繼耐) 총정치부 주임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북한은 지난 8일 북중간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며 쑨옌펑 주북 중국 국방무관에게 이례적으로 친선훈장 2급을 수여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군사협력도 급속히 강화되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제11공수타격여단의 낙하산 강하 및 사격훈련을 참관했다.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군사업무를 총괄하는 동부 군관구 사령관 콘스탄틴 시덴코가 이끄는 군사대표단은 지난 8월 방북해 양국 해군을 비롯한 군대 간 교류를 재개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해군 김명식 동해함대 사령관도 10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캄차카 등을 방문해 태평양 함대를 참관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이 한국, 미국과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고위 군인사 교류를 통해 중국, 러시아와 군사교류를 강화하고 있다”며 “동북아에서 과거 냉전질서의 부활로 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중, 북-러 군사협력은 장기적으로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부국강병 전략과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이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