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해안 인근의 군부대에서 중단거리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이 원산을 향해 기동했다고 북한 군부 소식통이 4일 전해왔다. 또한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로 한미연합훈련 종료 시점을 주시하라는 명령도 하달돼 이 시기에 맞춰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대남 도발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북한군 소식통은 데일리NK에 “강원도 안변군과 옥평동에 화성 미사일(중거리 미사일)과 단거리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들이 원산으로 전투 기동했다”면서 “여기서는 정세가 엄혹해 당장 실전으로 배치하는 분위기”라며 이 같은 상황은 서해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북한 중장거리 미사일에 해당하는 화성 5·6·7호는 스커드 B·C·D 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최소 300km에서 700km 이상의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소식통은 “한미연합훈련의 상황을 주시하다가 훈련이 종료되는 시점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군 고위 관계자도 3일 북한이 핵실험·미사일 발사·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국지도발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감행할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일선의 부대 지휘관들은 병사들을 상대로 한미연합훈련의 종료 시점을 예의주시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적들(한미연합)의 훈련 마감시기에 맞춰 진지점령 훈련과 포사격종합훈련을 진행한다”는 총참모부의 지시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더불어 강원도 고성군에서 함경북도에 이르는 사단급 7개 전대와 서해안 5개 사단의 로켓포정(艇), 방사포정, 탱크포정을 비롯한 어뢰정들도 갱도로부터 전투 기동 상태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이 전력들에는 실탄과 연유(燃油) 등 1차 전시 물자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함대사령부와 강원도 고성군, 함경남도 신포 아래의 차호구·마양도에 위치한 잠수함 기지의 모든 중·대형 잠수함 승조원들도 함선생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고위 군 출신의 탈북자는 “동해 인근 부대의 중단거리 미사일 탑재차량이 움직인다는 것은 먼 거리 바다를 향해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전투 기동을 했다면 언제든지 전시체제로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미사일 탄착지점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탄두를 기존 ‘원뿔형’에서 ‘삼각뿔 모양(우유젖병 모양·triconic warhead)’으로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미사일 전문가는 “삼각뿔 모양의 탄두는 2000년 초반 노동미사일 개량형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에는 노동-2호, 무수단, 대포동미사일 등 중장거리 미사일 탄두에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삼각뿔 탄두는 탄착지점의 정확도를 높이거나 탄두 중량을 줄이는 기술이라는 것이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한 이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에 대형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시설을 신축하고 있다. ‘대포동-2’ 미사일 2기를 동시에 조립할 수 있도록 조립건물을 28m 연장해 신축 중이라는 것이다. 현재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는 40m, 무수단리 발사대는 30m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