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요 경제부서장에 현장일꾼 발탁

북한당국이 2012년에 “강성대국의 문패를 달아야 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가운데 작년 하반기부터 금속, 전력, 철도, 무역 등 내각의 주요 경제부서장들인 ‘상'(우리의 장관에 해당)을 현장 실무자들로 교체하고 있다.

금속공업상에 김태봉, 전력공업상에 허택, 철도상에 전길수가 임명됨으로써 북한이 이른바 ‘인민경제 4대 선행부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금속, 전력, 석탄, 철도분야 중 석탄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두 바뀌었다. 석탄공업상은 앞서 2007년 9월 김형식으로 교체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지난 2일 북한 언론을 통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된 허 택 전력공업상이다.

신임 허 전력공업상의 신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지만, 2000년 이후 북한 언론매체에 등장한 동명의 인물은 북한의 대표적인 수력발전소인 수풍발전소 기사장 허택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동일인으로 파악된다.

만성적인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전력난 해소를 위해 “화력발전소를 만부하로 돌리는데 힘을 넣으면서 건설중에 있는 수력발전소들의 조업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며 수력발전소의 가동에 기대를 보인 점도 허 전력공업상의 기용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작년 12월 말에는 금속공업상에 김태봉이 새로 기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속공업상의 교체는 북한이 올해 공동사설에서 금속공업을 “자립경제의 기둥”으로 내세운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작년 12월 말 생산증산운동의 대명사이자 ‘천리마운동’의 발원지인 남포시 소재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시찰한 것을 “경제부흥의 전환 국면 마련”으로 평가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김 금속공업상의 신상정보 역시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북한 언론에 등장한 같은 이름의 인물로 부령합금철공장 지배인이 있다는 점에서 김 금속공업상이 공장 지배인에서 발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부령합금철공장은 우리의 기업집단에 해당하는 연합기업소로 불릴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공장이고 최근 북한 언론매체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공장으로 많이 소개됐기 때문이다.

남쪽에 많이 알려져 있는 박봉주 전 내각 총리도 1983년 북한의 특급기업소인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책임비서에 기용되면서 화학산업과 인연을 맺은 뒤 노동당 부부장 등을 거쳐 1998년 화학공업상에 발탁됐고, 경질된 후 현재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작년 9월께 새로 북한 철도운송을 총괄적으로 책임지게 된 전길수 철도상은 참모장 출신으로 수송지휘국 1부국장, 수송지휘국장 등을 지냈다.

`참모장’이라는 직책이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북한 철도성의 참모장은 철도 운송과 관련된 모든 계획을 세우고 지휘하는 역할을 하는 `철도운송의 참모총장’격이다. 북한은 철도부문에서 군대와 같은 규율이 필요하다고 해서 참모장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북한 수송분야에서 철도가 중심이고, 최근 러시아와 라진-하산 철도 연결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운송과 관련한 실무업무에 가장 밝은 인사를 발탁해 기용한 셈이다.

이외에 작년 교체된 장관급 인사로는 김광영 임업상과 리룡남 무역상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들 역시 우리의 차관급인 부상에서 오래 활동하다가 승진했다.

북한이 이처럼 현장 실무인사들을 경제관련 부서장에 기용하고 있는 것은 현장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라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인사 흐름은 북한이 이미 1998년 제10기 1차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명실상부한 `김정일 시대’를 열면서부터 내각의 경제부서장들을 관련 업무 실무자를 중심으로 한 기술관료를 전진 배치하고 있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2007년 11월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0돌 생일이 되는 2012년을 “경제강국을 실현해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선정한데다, 올해 공동사설에서 “전 인민적인 총공세”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키자고 주민들에게 촉구하고 나선만큼 주요 경제부서장의 물갈이를 통해 이같은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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