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6.15 행사 속마음이 궁금하다

▲ 6.15 행사에 참가한 북한주민들 <사진: 연합>

정동영-김정일 면담으로 막을 내린 ‘6.15통일 대축전’ 행사를 북한의 일반주민들은 어떻게 보았을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남한정부 대표단과 민간대표단의 참석으로 행사분위기는 민족정서로 더욱 이채를 띠었다. 남북한 주민들의 생활에서 명암이 갈리듯, 생각도 서로 명암이 갈렸을 것이다.

‘민족 3대공조’ 강화, 반미 기운 높아질 듯

당초 이번 6.15 행사가 ‘민족 3대 공조’에 무게를 두고 진행됐던 만큼. 북한 권력층에서는 주민들의 반미 기운을 고조시키고, 남한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품을 받아내는 좋은 계기로 선전했을 것이다.

또 주민들은 김정일이 남측 특사 정장관을 만나주는 ‘깜짝 쇼’가 있었던 만큼 대남정책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김정일의 돌연 면담과 관련, 측근들은 6자 회담 복귀대가(?)로 남한에 어느 정도로 ‘큰 것’을 요구했는지에 관심으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군부는 ‘우리에게 핵이 있으니 미국이 건드리지 못한다’는 강경주의로 밀어붙일 것이고, 온건적인 대남-대미 정책 변화에는 거부감을 표시할 것이 예상된다.

군부의 강경태도는 김정일의 결심을 일정 부분 흔드는 걸림돌로 작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군부는 지금의 긴장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북한 내 지위확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정일식 개혁 개방, 믿을게 못돼

남측 정부 대표단과 민간 대표단은 방문기간 중 만경대와 개선문, 만수대 창작사, 평원군 원화협동농장 등 여러 곳을 방문했다. 아쉬운 것은 TV에 비쳐진 사람들 중 북한의 일반주민이라고 짐작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북한주민들도 이번 행사에 별로 기대를 걸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일부 주민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김정일이 곧 개혁개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5년 전 ‘통일열병’으로 뜨겁게 달구었던 6.15 정상회담 이후 가장 큰 행사고, 남측 단장과 김정일과의 직접 면담까지 이루어져 자못 관심을 끌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별로 희망을 걸지 않았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에 왔을 때,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이 개혁개방 정책을 들고 대담하게 경제개혁을 단행할 것이라고 믿었다. 김정일도 주민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해 초기에 중국식 ‘신사고’ 방식과 ‘신의주 특구’ 같은 개혁개방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러나 ‘7.1 조치’는 살인적인 물가로 주민들의 여윈 어깨만 짓누르고, ‘신의주 특구’ 는 시작도 못하고 물 건너가자 주민들은 김정일의 경제정책에 많이 실망한 상태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살 얼음장 걷는 식’의 개방이 아니라 완전하고도 시원한 개혁개방이다.

북한당국은 ‘개혁’이라는 두 글자에 거부감이 높다. 전면적인 농업개혁도 아니고, 기껏 20명 짜리 분조를 7~8명으로 줄이는 것도 ‘개인주의가 조장된다’며 중단한 사실이 방북 민간대표단의 질문으로 어느 정도 밝혀졌다.

‘김정일식 개방’의 이런 소극성을 익히 알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없다. 남한의 대통령이 왔다가도 안된 것을 장관이 왔다고 달라질까 하는 것이 그들의 속내 심사다.

정치에 관여하다 괜히 수용소 걸음이나 할 바에야 그 시간에 장사해서 돈 벌 생각을 한다. 가난에 찌든 주민들은 개방이 아니면 차라리 전쟁이나 나서 고통에서 해방되려는 자기자포적 심리가 많은 것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