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20%, 미국식량으로 추석 맞이

북한 주민들은 올해 5명중 1명꼴로 미국의 원조 식량을 받으며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일인 9.9절과 추석 명절을 맞는다.

북한 정권이 정권 수립일의 ‘꺾어지는 해(5, 10년째 해)’를 맞아 어느 해보다 성대한 ‘경축’ 행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은 정권이 입버릇처럼 ‘미제국주의’라고 비난하는 미국의 식량 선물덕분에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미국이 북한에 지원키로 한 식량 50만t중 1차분 밀 3만7천270t(6월29일), 2차분 옥수수 2만4천t(8월4일), 3차분 옥수수 3만2천500t(8월20일)에 이어 4차분 옥수수 2만4천500t이 지난주 북한에 도착해 주민들에게 분배되고 있다.

식량분배는 세계식량계획(WFP)과 미국의 구호단체들이 분담해 WFP는 평양시, 자강도, 함경남도, 황해남도, 강원도, 평안남도의 131개군 370만 명에게, 미국의 구호단체들은 자강도와 평안북도의 25개군 89만명에게 나눠주고 있다.

미국의 민간 인구통계연구소인 인구조회국(PRB)이 지난달 북한의 인구를 2천350만명으로 추산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미국의 원조식량을 받는 459만명은 그 20%에 해당한다.

미국은 내년 중반기까지 매달 5만t의 식량을 6자회담 진전 상황과는 무관하게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며, 이러한 지원규모는 미국이 1995년부터 10년간 북한에 지원했던 7억 달러어치의 절반이 넘는 것이라고 미국의 대북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특히 미국의 지원식량이 북한 주민들에게 분배되는 모든 현장에는 ‘미국에서 보내온 선물’이라는 한국어 문구가 새겨진 식량 자루 2개를 놓아두기로 북한과 미국이 합의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22일 보도했다.

추수를 앞두고 주민들의 굶주림이 더욱 심해지는 상황에서 구호 식량의 식량의 출처가 ‘미국’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미제국주의’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적개심 완화에 적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최근 수시로 미국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앞세워 북한의 사상을 무너뜨리는 “유화 전략”을 구하고 있다며 “제국주의자들의 ‘원조’, ‘인도주의’ 타령에 유혹되면 그들에 대한 환상이 생겨난다”, “제국주의자들의 선심” 속에는 “무서운 독”이 있다고 주민들의 ‘정신 무장’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점과 관계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지원단체의 한 간부는 8일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이 인도주의적 차원이라고 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그 식량을 받으며 경험하게 될 생각의 변화는 미국에 상당한 정치적 효과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WFP가 지난달 최대 6천만달러 규모의 대북 지원을 공식 요청한 데 대해, 내달중 북한의 쌀 작황과 식량 사정을 보고 지원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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