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올해 들어 ‘자강력 제일주의’를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가 실행하고 있는 역대 최강의 제재에 대응해서 자력갱생 구호를 부각시키며 주민들에게 내핍을 강조하고 대내결속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강력 제일주의’는 주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기 위해 만들어낸 구호일 뿐, 국제사회에서 북한 당국은 비굴하고 저열한 행태로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강력 제일주의’니 ‘자력갱생’ 혹은 ‘자력자강’이라는 구호는 모두 기만적인 선전선동 구호일 뿐입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시대였던 1960년대에도 ‘자력갱생’ 구호를 내세운 적이 있었지만, 지난 2006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자강력 제일주의’를 내세운 후부터 자력갱생이 자강력 제일주의로 대체됐습니다. 주민들에겐 “자기 나라의 혁명은 자체의 힘으로 해야 한다”며 ‘주체조선’의 자부심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위선적인 기만에 불과했습니다.
김정은이 ‘자강력 제일주의’를 내놓은 지난해 북한 당국은 중국에 3000만 달러를 받고 평년의 약 3배에 달하는 1500여 척의 어선에 대한 조업권을 팔아넘겼습니다. 그에 따라 북한 어민들은 현재까지 어획량이 줄어든 데 따른 고통을 받고 있고, 한국 어민들도 환경오염 심화, 기름찌꺼기 오염이 심화되는 데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정은이 강조한 ‘자강력’이라는 게 이처럼 반민족적이고 반인민적인 것이라는 얘기일까요?
특히 올해 들어 국제사회의 초강경 대북제재가 숨통을 조여 오자 북한 당국은 주민들 앞에선 당당하게 제재에 맞서고 있다고 선전했지만 뒤에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는 비굴한 행태도 보였습니다. 지난 9월 22일 북한 외무상 리용호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핵 위협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확고히 밝혔지만, 비공식적인 자리에선 유엔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대북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3일 덴마크에서 열린 국제적십자회의에는 조선적십자회 관계자 등 북한 대표 4명이 참석해서 대북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 회의에는 스웨덴, 스위스 같은 나라 대표들도 참여했는데요, 북한 당국은 1974년에 스웨덴산 볼보자동차 1000대 등을 수입한 후 여기에 대한 대금 27억 크로나, 한화로는 3739억 원을 아직까지 갚지 않고 있고, 스위스도 2억 510만 프랑, 한화로 2359억 원 규모의 돈을 북한 당국에 빌려줬으나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으며, 핀란드 역시 1970년대에 북한 당국에 빌려준 3000만 유로의 대금을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나라들이 최근에 채무 이행을 요구했지만 북한 당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에만 돈을 쏟아 붇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나라들이 주축이 된 국제적십자회의에 대표를 파견해서 대북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손을 내밀 수 있을까요? 이런 게 김정은이 말하는 자강력인가요?
‘자강력 제일주의’의 일그러진 모습은 또 다른 사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국적 범죄 감시 단체인 ‘다국적 조직범죄 반대구상(GITO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오랜 기간 국제사회의 제재로 커다란 타격을 받아 온 북한 당국은 외교관들을 시켜 아프리카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코끼리의 상아와 코뿔소의 뿔 등을 밀매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국제적인 망신이자 민족적인 수치입니까? 이렇게 국제적으로 한민족의 위신을 깎아내리고 대내적으론 인민들의 생활을 처참하게 만들면서 핵무기를 갖으려 하는 게 자강력 제일주의일까요? 주민들을 기만하고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려는 반인민적이고 반민족적인 북한 당국에 인민들은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