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지난해와 확실하게 달라진 7.27, 평화분위기 탓”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북한에서는 전승절로 기념) 65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경축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평화 분위기 속에서 맞이하는 전승절이어서 그런지 지난해와 달리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해마다 전승절 행사를 거창하게 해오지는 않았지만 지역마다 전쟁 노병(6.25전쟁 참전 군인) 가정방문과 위문품전달, 노병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키워왔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 노병들은 원수(미국)에 대한 분노보다 수령과 조국에 충성심을 언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주에 일부 기관과 조직들에서 지역에 생존해 있는 노병들을 초청해 대화 시간을 가졌다”며 이 자리에서 노병은 “조국이 있어야 내 가정도 있다”며 충성심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양강도 소식통도 이날 “지난해에는 (미국에 대한) 성토 모임과 반미계급교양관(각 지역에 설치된 반미 교육 장소) 참관을 조직했었는데 올해는 계급교양관을 개관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뜨거운 햇빛 아래 2시간 정도가 걸리는 ‘반미성토모임’을 하고나면 걸을 기운도 없었는데 올해는 그런 행사 자체가 없어서 주민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와 달리 반미계급교양관에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내부소식통

소식통은 이어 ‘반미투쟁월간에는 거리 곳곳에 미국을 비난하는 구호들이 많았었는데 올해는 4월초까지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은 반미구호는 물론이고 주민들에게 내려오는 강연제강에서도 반미감정을 유도하는 내용들이 없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매년 전쟁 발발일인 6월25일부터 7월27일 정전협정 체결일까지 한달간을 ‘반미공동투쟁월간’으로 지정하고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는 교육과 선전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오늘(7.27)자 신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제5차 전국 노병대회 참가 소식을 37장의 사진과 함께 전하면서도 6.25전쟁과 관련한 대미 비난 글은 싣지 않았다. 지난해 ‘7월 27일은 날강도 미제의 침략으로부터 성스러운 조국강토를 영예롭게 사수한 제2의 해방의 날이며 세계 최강을 떠벌이던 미제를 멸망의 내리막길에 몰아넣은 긍지높은 승리자의 날’이라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편 6.25전쟁에 참전한 노병들에 대한 공급은 지난해 보다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사탕과자와 밀가루, 기름과 돼지고기 등 올해 노병들에게 제공하는 ‘7.27’공급이 지난해보다 한 두 가지가 더 늘었다”면서 “건강이 허락되지 않은 일부 노병들을 제외하고 모두 평양에서 열리는 노병대회에 참가하려고 떠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