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조류독감 사망설’의 진상

▲ 닭공장에서의 조류독감 방역 모습 <사진:연합>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온 조선족 중국인 A씨는 “평양 주변의 지역에서 조류독감으로 사람들이 죽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전한다.

북한이 조류독감 발생사실을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 3월 27일. 그 후 세계식량농업기구(FAO) 관계자들이 북한에 들어가 실태를 파악하고 방역작업을 지원했으며 남한에서도 방제차량 등 방역관련 물자를 지원했다.

북한에 발생한 조류독감은 H7형 바이러스로 이는 조류에는 치명적이지만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O도 북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은 동남아에서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H5N1형과는 다르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4월 22일 북측 조류인플루엔자 관련 남북실무접촉 차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농림부 축산국 김창섭 가축방역과장은 “인명피해가 있다는 말은 북측으로부터 전혀 듣지 못했다”며 “FAO가 H7형임을 확인해줬기 때문에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사처리 닭, 땅에서 꺼내먹고 발병 가능성

그런데 북한에서 조류독감으로 사람이 죽고 있다는 소문은 대체 무엇일까?

또 다른 조선족 중국인 B씨에 따르면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 폐사된 닭을 주민들이 땅 속에서 꺼내 먹으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땅 속에 묻혀 있는 닭을 몰래 파내 먹었다가, 조류독감이 아닌 식중독 등 기타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말이다. 이는 보릿고개 기간 중 극심한 영양결핍으로 인해 주민들의 체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북한 주민들은 조류독감에 걸린 닭이라 할지라도 100도 이상 가열, 조리해 먹으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폐사하기 전 전염을 막기 위해 가스처리를 하고 상당시간 땅 속에 묻혀있던 닭을 꺼내먹었다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조선족 중국인 B씨는 당국에서 닭공장의 닭을 모두 파묻는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이 “그 아까운 것을 왜 묻냐”고 안타깝게 말했다고 전했다.

정말로 폐사된 닭을 꺼내 먹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지 여부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 이 소식을 들은 한 탈북자는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멀쩡한 닭들이 땅 속에 파묻히는 모습을 주린 배를 움켜쥐고 바라보았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온다”며 안타까워 했다.

곽대중 기자big@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