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노동신문 5 ∙ 6면에 관심 많다

11월 1일은 노동신문 창간 60돌이 되는 날이다.

6면 일간(日刊)으로 발행되는 노동신문은 북한의 언론사 중 규모가 가장 크고, 기사량이 많은 노동당 중앙기관지이다. 사실 언론이라기 보다 ‘선전매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북한은 헌법상 언론의 자유를 표방하고 있지만 신문이 많지 않다. 노동신문이 있고, 도(道) 단위로 평남, 평북, 함남, 함북일보 하는 식으로 지방신문사가 하나씩 있다. 기타 내각기관지와 청년보, 인민군보 등이 있긴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선군정치로 대체된 주체사상

노동신문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개인우상화를 선전하는 사문(私文)기관으로 복무해왔다. 김정일은 1973년 6월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장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노동신문 내용을 일일이 검토하고 비준한다.

김정일의 현지지도와 외국인들로부터 받은 선물, 축전, 축하편지 교환소식은 1면 톱기사로 실린다. 김일성 생존시에는 함께 실렸으나 지금은 ‘위인일화’로 가끔씩 실리고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상에서 톱기사가 가장 천편일률적인 신문이라면 단연 ‘노동신문’일 것이다.

그 아래에 선군정치 해설과 그것을 지지하는 세계 여러나라의 반향을 싣는다. 김정일의 선군노선이 대외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거짓 선전을 늘어놓는다. 1997년까지는 주체사상과 그를 신봉하는 세계 인민들의 반향을 실어왔지만,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가 망명한 이후부터는 ‘선군정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2면에는 당일꾼들의 활동소식을 싣는다. 중앙당 일꾼부터 시작해 하부조직인 당세포비서들의 사업작풍, 사업방법을 반영한 내용이다. 혁명전통교양과 계급교양 자료도 함께 실린다.

3면에는 당의 배려와 은덕을 소개하는 기사가 차지한다. 예컨대 오진우, 박성철, 최광 등 한평생 당과 수령을 위해 충성다한 충신들의 이야기와 그들에게 돌려준 김정일의 믿음과 사랑을 게재한다.

4면에는 행정일꾼들의 노력투쟁 소식과 현장 노농통신원들의 반영기사를 싣는다. 체육소식과 문화공연소식은 마지막에 싣는데, 체육경기의 경우 승리한 소식만 싣고 패한 소식은 싣지 않는다.

주민들 5면과 6면에 관심 높아

5면은 남한의 정세를 다룬다.

남한 정치제도의 다원화를 혼란과 무질서로 묘사하고, 민주선거 제도를 부정선거로 선전한다. 특히 노동자들의 파업과 청년학생들의 시위, 집회소식을 부각시킨다. 소규모 학생시위를 대규모 반미시위로 둔갑시키고, 노조투쟁을 反정부투쟁으로 둔갑시킨다. 정치계, 학계, 종교계, 사회계의 갈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특정한 당이나 인물을 공격하는 기사도 낸다.

시위나 파업소식에 역점을 두는 것은 남한내에 북한 지지세력이 많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한 달에 한번씩 ‘월간 남조선정세개관’ 이라는 종합분석 기사도 게재한다.

6면은 국제정세를 다룬다. 요즘에는 주로 중국의 경제성과를 싣지만, 개혁개방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고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이라고 명명한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와 파업소식, 지진 및 자연피해 현상 등의 소식과 마약, 에이즈병과 같은 불미스러운 소식을 주로 다룬다. 아프리카와 제 3세계나라들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지킨다.

누구나 볼 수 없는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편집양식이 획일적이고 구태의연하다. 김부자 우상화 선전기사가 많고, 광고는 한편도 없고, 신속성(타이밍)이 없다. 사건사고와 비리는 일체 싣지 않으며, 오자, 탈자가 없다.

김정일 우상화는 주기적으로 중복 게재되고, 주민들의 생활을 담은 집중, 인터뷰 취재기사가 없다. 때문에 사람들은 5면과 6면 기사를 본 다음 시간이 있으면 1~4면을 흟어본다. 그나마 5, 6면 기사에는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시간적으로 항상 뒤쳐지는데, 예컨대 남한에서 벌어진 시위나 파업소식이 5일, 심지어 10일 늦게 나올때가 있다.

노동신문 하루 배포량은 약 150만부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누구나 볼 수 없다. 중앙당, 도당, 군당 일꾼들은 각 가정에 한 부씩 배포되며, 지방은 당세포비서와 작업반장까지 볼 수 있다. 대학은 한 학급에 한 부씩 배포된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