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착취 온상’ 비판은 수용?…마식령 공동훈련 예정대로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 차 방북한 남측 선발대가 지난 24일 마식령스키장을 점검했다. 사진은 마식령스키장 전경. /사진=통일부 제공

북한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이 예정일에 임박해 공식 확정됐다.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합동공연은 북한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로 무산됐지만, 마식령스키장에서의 공동훈련은 당초 합의대로 이행된 셈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마식령스키장을 적극 홍보하려는 북한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31일 오전 8시 50분께 기자들과 만나 “오늘 우리 대표단 45명이 북측 마식령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참가를 위해 방북한다”며 “우리 대표단은 항공편을 이용해 오전 10시 양양공항을 출발해 갈마비행장에 도착할 예정이며, 1박2일 일정으로 체류하면서 남북 공동훈련 일정을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 합동공연과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은 앞서 지난 17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합의됐다. 이후 23일 남측 선발대는 금강산 공연 시설과 마식령스키장 훈련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방북했고, 남북은 이 당시 세부적인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29일 밤 돌연 남측 언론의 보도 행태를 문제 삼아 금강산 합동공연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 언론들이 마식령스키장을 ‘체제 선전의 장’, ‘주민 착취의 온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제기나 비판을 하지 않으면서 금강산 행사만을 콕 찝어 남측 언론 보도를 핑계로 취소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때문에 북한이 남북 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평창올림픽을 자신들의 선전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고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전선을 느슨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은 김정은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마식령스키장을 적극 홍보해 새로운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삼아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속내도 내비치고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은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금강산 합동공연을 취소하면서 한편으로는 ‘남한 길들이기’를 위한 카드로 쓰고, 대내외 선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은 차질 없이 진행해 제재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영호 강원대 초빙교수는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이 몰수한 금강산 관련 시설을 남한이 활용하고, 남한의 연예인들이 와서 대대적으로 공연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남한 언론 때문이라는 핑계거리를 대고 합의를 파기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교수는 “그러나 마식령스키장은 북한이 역점을 두고 만든 체육시설인데다 김정은의 최대 치적이라는 점에서 남북 공동훈련이 진행되면 선전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며 “또   마식령스키장과 금강산, 원산 갈마지구를 관광특구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북한의 경제 정책과 관련돼 있기도 한 만큼 활용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일정은 우리 측 대표단이 방북 시 이용하는 전세기가 이륙하기 불과 1시간여 전에 확정 발표됐다. 전세기 방북을 둘러싼 제재 논란과 관련해 미국 측과 조율이 늦어져 우리 정부의 일정 확정 발표도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통 끝에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양양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북측으로 향한 우리 대표단은 1박2일 일정을 소화한 뒤 2월 1일 다시 전세 항공편을 이용해 양양공항으로 귀환할 계획이다. 이때 북측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및 임원 등도 우리 측 전세기에 동승해 방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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