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남북 정상회담 직후 공장 기업소를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대성을 강조하는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30일 직장 내에서 ‘북남수뇌상봉(남북정상회담)은 위대한 영도자 동지의 담대한 담력이 가져온 대(大)용단’이라는 내용의 강연이 있었다”면서 “초급당 비서(위원장)이 종업원을 한 명도 빠짐없이 모이라고 지시한 후 직접 진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 위원장은 한 손에 당(黨)의 방침이 적힌 노트를, 다른 한 손엔 남북 정상이 만나는 사진이 실린 노동신문을 들어 올리며 “이번 상봉은 우리 민족사에 길이 남을 회담”이라고 열변을 토했다고 한다.
또한 이 간부는 회담 다음날(28일) 당의 방침을 온전히 접수하기 위해 온종일 당 위원회에서 보냈다고 한다. 먼저 중요 핵심 간부들에게 선전 지침을 내리고 주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
소식통은 또 “(이 간부는) 비핵화에 대해서는 짧게 한마디만 언급하고 의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도 않았다”면서 “경제발전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으며 특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요인에 대해서 더 많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초급당 비서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 밤잠을 설치시며 가져온 승리’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고, ‘더 굳게 뭉치자’ ‘우리 모두 일을 잘해서 보답해야 한다’는 말로 끝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남북정상 회담을 김정은 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로 부각시키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2000년도 김정일 정권 시기 남조선(한국)과 유엔에서 들어온 쌀을 두고 ‘장군님(김정일)께서 대적(對敵) 투쟁에서 승리해 받아낸 쌀’이라고 선전하면서 추켜세우던 것과 유사한 그림”이라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노동자들 반응에 대해 소식통은 “사람들이 모두 정신을 가다듬고 들었다”면서 “전과는 달리 물을 뿌린 듯 조용했다”고 말했다. 이는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전기가 없어 수뇌상봉 영상을 볼 수 없었던 많은 노동자들이 ‘안타깝다’고 호소하자, 당 비서는 ‘조직적으로 공장회관에서 기록영화 사업이 곧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련 선전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특히 북한 당국이 학생들에게 이번 회담의 의의에 대해 알려주도록 지시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양강도 시내 중학교들에서 교원들이 북남수뇌상봉을 밀접히 결부시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에 아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통일, 통일’하며 기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