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에겐 “중국과 화합” 간부들에겐 “경계” 강조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겐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간부들에겐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상반된 내용의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진행된 보위부 강연에서 ‘현 정세에 대처하여 중국과는 (겉으로는) 화합하는 한편 경계심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됐다”면서 “중국은 오히려 남조선(한국)이나 미국보다 더 위험한 국가로 지적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조중(북한) 국경이 전연(前緣)이나 같다’는 부분도 지속적으로 언급됐다”면서 “‘국경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중앙당 조직지도부로 직접 보고하라’는 지시도 하달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내용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각심 보다는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중국 관련 강연에서 ‘일체 중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면서 “강연자는 ‘원수님(김정은)이 중국 방문 하면서 좋은 성과를 얻었고 모든 관계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실제 중국이 (대북) 제재에 손들었을 때 나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아니다”, “떼놈들, 중국놈들 때문에 이런 말을 일체 없애라”, “이렇든 저렇든 중국은 우리의 우호적인 국가다”는 점도 언급됐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또한 중국 영화 시청 단속도 약화되는 양상이다. 소식통은 “조선(북한) 말 자막이 있는 중국 영화는 이제 허용한다고 한다”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과 공안 기관에 중국에 대해 상반된 내용의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에서 경제 개발을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영향력에서는 탈피해야 한다는 고민이 엿보인다.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잇따른 ‘깜짝 방중’에서 드러나듯 북한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중국의 힘, 자본, 기술 등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과정에 중국의 대북 영향력 확대를 극도로 경계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식통은 “자력자강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외세엔 너무 의존하면 안 된다고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 등과 회담에 임할 때도 중국의 힘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중국으로부터 정보 유입 등을 경계하면서 조심스럽게 경제 개발에 나서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