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새해에도 국가과제에 ‘끙끙’… “김 부자 생일준비도”

지난 2017년 봄, 모아진 퇴비를 트랙터에 싣는 북한 농민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내부정보원 제공.

새해에도 여전히 북한 주민들에게는 무거운 사회적 부담이 지어지고 있다. 당국이 제시한 사회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동원은 물론 물자지원이나 세외부담에도 시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금 주민들은 연초부터 시작된 사회적 과제를 수행하느라 바쁘다”며 연례적으로 제시되는 퇴비생산 과제와 김일성·김정일 생일 계기 선물생산용 물자지원 과제 수행에 한창인 최근의 북한 내부 상황을 전했다.

소식통은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직장에 나가지 않는 여성동맹원(여맹)들은 새해 첫 전투로 1인당 하루에 150kg씩 총 1t의 거름을 마련해 바쳐야 한다”며 “기업소 종업원들도 퇴비생산과제는 어김없이 해야 하는데 1인당 인분 10kg, 삼분(개·소·염소 등 가축 배설물) 30kg, 부식토 50kg이 고정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소 종업원들의 경우에는 개개인에게 내려진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면 야간작업까지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은 일대로 하면서 퇴비전투 과제까지 수행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다만 당국이 제시한 퇴비생산 총량이 예년보다 200~500kg(성인 기준)가량 줄어, ‘그나마 올해는 부담이 덜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여맹원들 사이에서도 ‘이전과 비교하면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과거에는 인분, 삼분, 부식토 등 퇴비 종류별로 구체적 과제가 제시됐으나 올해에는 총량만 제시돼, 종류별로 퇴비를 모으는 수고로움 없이 그저 양만 채우면 된다는 것이다. 되도록 여성들의 시장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소식통에 따르면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초급중학교(중학교) 학생들에게는 각각 300kg, 100kg의 퇴비생산 과제가 부여됐지만,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과제가 떨어지지 않았다. 소학교 학생들도 예외 없이 퇴비전투에 총동원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행태로, 이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이 사랑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소식통은 “설 명절이 지나자 인민반장들이 자루나 배낭을 메고 2월 16일(김정일 생일), 4월 15일(김일성 생일)에 내려질 아이들 선물생산용 월 과제로 달걀 2알과 돈 7000원을 받으러 다니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인민반장의 목소리가 들리면 당연히 지원물자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알고, 많은 집이 대문을 열어주지 않는 이색적인 풍경도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 삼지연꾸리기 건설현장. / 사진 =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한편, 또 다른 소식통은 “삼지연 개발공사에 물적·인적지원을 할 데 대한 노동당 지시에 의해 주민들이 삼지연 공사장에 지원물자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에도 이어지는 ‘삼지연군 꾸리기’ 사업을 위해 주민들의 물자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기관 기업소 게시판에는 ‘삼지연지구 건설돌격대 지원물자를 기증한 단위별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지원자의 이름, 성별, 직장, 곡종, 총수량, 본인 수표란을 만들어 차례로 순번을 매겨놓고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종업원이 500명인 평안남도 평성의 한 의류가공 기업소는 지난해 12월 말에만 벌써 100여 명이 지원에 참여해 적지 않은 양의 지원물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 당국은 ‘삼지연 건설지원은 공민의 양심’이라고 강조하거나 ‘삼지연 지원물자 기증이 많으면 좋고 적어도 옥수수 0.5kg이라도 성의를 보이라’면서 일반 주민들에게 노골적으로 물자지원을 강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양강도 혜산에서도 삼지연 건설지원 명목으로 ‘콩과 옥수수를 낼 수 있는 만큼 내라’는 지시가 떨어졌지만, 사정이 어려워 내지 못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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