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김정일을 ‘배불뚝이’‘그치’로 불러”

북한 권력의 양대축인 조선인민군과 노동당이 민생은 등한시한 채 부정축재를 일삼으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이기동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목표 이데올로기로서의 주체사상을 고수하는 가운데 선군사상을 실천 이데올로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선군정치·선군사상이 북한 선전당국이 의도한 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내면화 되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달 초 발간한 ‘새터민 증언에 기초한 북한의 정치체제 변화 실태 분석’이란 주제의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선군은 군림뿐만 아니라 군대의 부패와 주민 착취의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군대와 주민들 간의 마찰과 충돌이 발생하고 군대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선군정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군을 주체로 경제개혁을 하면 체제 위해 요인들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국방위원회의 역할과 기능, 조직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선군이 북한 사회의 지배적 담론으로 등장하면서 당과 군의 위상과 상호관계의 변화에 관한 관심들이 증대했다”며 “그러나 당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심장이며 당 조직은 심장의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라는 당의 위상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앙당은 제대로 기능하지만 지방당을 포함한 하급당으로 내려올수록 기능이 엉망”이라며 “하급당의 경우에도 평양시 당은 잘 기능하지만 청진시 당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등 평양과 지방간의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앙당과 하급당, 평양과 지방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고난의 행군 이후 망가진 하급당과 지방당의 조직이 아직까지 완비되지 않았고, 당 조직의 부패로 인해 중앙당의 지시와 명령이 말단 세포단위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중도에 흐지부지 되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권력 구조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김정일은 김일성을 영원한 수령으로 추대하고 자신은 영도자로서 수령의 유훈을 받드는 이른바 ‘유훈통치’로 당면한 대내외적 위기와 리더쉽의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며 “‘장군님’이라는 상징 조작을 통해 영도자의 카리스마적 권위를 보완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령제가 북한 주민들의 의식에 내면화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새터민들은 북한이 어려움에 처한 원인을 김정일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돌리고 있고,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일이 ‘배불뚝이’, ‘그 놈’, ‘그 치’, ‘그 친구’라고 불리는 등 김정일의 권위가 눈에 뜨게 실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세대 변화에 대해서는 “정치적·사회경제적 경험에 기초해 북한의 세대를 구분하면 혁명 1세대는 항일 빨치산 세대, 2세대는 전쟁 및 전후 복구세대(천리마 세대), 3세대는 3대혁명 세대, 4세대는 그 이후의 세대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권력구조의 최상위층은 1, 2세대가 차지하고 있으나 중추적인 허리역할을 하는 세대는 3세대”라며 “이들은 국가로부터의 시혜, 정교한 사회주의 교육제도 등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투철한 혁명의식과 체제에 대한 남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장 우려되는 세대는 ‘꽃제비 세대’로 고난의 행군기에 부모를 여의고 스스로 생존을 책임져야 했던 세대”라며 “이들은 북한 사회에서 각종 비사회주의적이고 비도덕적인 일탈행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