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 ‘구글’ 회장 방북에 “구걸 대표단 왔나?”

북한 당국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일행의 최근 방북을 체제 선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혜산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원수님(김정은)의 현명한 영도로 이룩된 우주 정복의 자랑찬 과학기술 성과에 대해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명 인터넷 회장까지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우리나라를 축하 방문했다는 내용의 강연이 기관 기업소 종업원과 주민들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최근 각종 신문과 라디오 방송인 3방송, TV에서도 미국 방북단 일행에 관한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강연에서는 ‘인공지구위성발사 성공으로 미국을 비롯한 온 세계가 깜짝 놀랐다’며 ‘강국의 위력에 겁먹은 적대국(미국)이 축하방문단까지 보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특히 위성 발사 성공이 “장군님(김정일)의 원대한 구상과 그 뜻을 꽃 피운 원수님(김정은)의 위대한 업적”이라며, 이번 구글 회장의 방문은 “원수님의 업적을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칭송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계기이자 ‘대미 성전에서의 위대한 승리’라는 선전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또한 ‘구글’이라는 명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주민들 사이에서 “적대국(미국)에서 ‘구걸 대표단’이 온 것이냐”는 말이 퍼지자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초보적인 해설까지도 진행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전기가 없어 텔레비전도 제대로 못 보는 처지에 컴퓨터와 인터넷이 무슨 소용이냐”며 “구걸 회장이든 구글 대표단이든 상관 없이 쌀과 먹을 것이나 가져다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지난 7~10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빌 리처드슨 전 주지사 등 미국 방북단 일행은 김일성종합대학, 금수산 기념궁전 등을 둘러보고 외무성 관리들과도 면담을 가졌다.


당초 이들의 방북은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 석방 문제 및 인도주의적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미 정부는 이번 방북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제재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의식해 “방북 시점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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